29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2023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시작한 ‘한국형 imec 설립 프로젝트’는 현재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imec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를 세우고 국내 반도체 대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외국계 장비사 등이 참여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를 위해 반도체 기업 임원들과 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지만, 지난해 해체했다. 예산과 사업비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은 탓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안으로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정부와 SK하이닉스가 5000억원씩 총 1조원을 투자해 중소 소부장 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첨단 R&D용 팹(트리니티 팹)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동 R&D 및 개방형 혁신 중심의 한국형 imec 설립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업계와 학계는 새 정부가 한국형 imec 설립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형 imec의 지향점과 설립 방향에선 이견이 있다. 학계에선 서울대 등 6개 국립대에 설치된 반도체공동연구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혁재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클린룸을 추가로 짓고 패키징 연구소까지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imec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한국 반도체산업에 필요한 ‘최첨단 패키징’(여러 첨단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 중심의 개방형 연구소를 설립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최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엔 이렇다 할 연구 시설조차 없다”며 “1조원 정도 투자해 전공정과 후공정을 종합한 R&D 팹인 한국종합반도체기술원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ec과의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서균 한국팹리스산업협회 사무총장은 “벨기에의 KU루뱅 등 imec과 연계된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해 노하우를 습득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강경주/김리안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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