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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국 등 주요국, 지속가능 에너지 저장기술(ESS) 경쟁 심화

입력 2025-05-30 05:00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 이용과 공급망 구조까지 고려한 지속가능 에너지 기술 체계 구축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효율을 강조하는 기술 경쟁을 넘어 ‘얼마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부합하는 기술인가’라는 새로운 프레임 구축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각국의 ESS 기술 기업들도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자국 내 제도와 정책 구조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기술 다변화로 에너지 안보 강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에 있는 중국은 최근 기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세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리튬이온 기반 ESS 시장을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음에도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한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손을 놓지 않고 있다.

ESS업계에선 중국의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중심에 ‘장주기 에너지 저장기술(ESS)’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주기 ESS는 발전량이 넘칠 때 남는 에너지를 저장해 놨다가, 부족할 때 6~8시간 혹은 그 이상 기간 전력을 방전함으로써 계통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저장 기술이다.

중국 정부는 비리튬계 장주기 ESS 개발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시켰다. 중국이 이렇게 기술 확장 전략을 세운 이유는 리튬 중심의 기술 체계만으로는 향후 24시간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규모인 700㎽h ‘흐름전지 플랜트’를 완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영 전력기업과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자금·정책 지원 아래 진행되며 단일 플랜트 기준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사례로 꼽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장주기 ESS로만 누적 23GW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리튬 등 특정 소재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기술 내재화 전략의 일환이다. 리튬 기반 경쟁력을 바탕으로 ESS 시장을 장악한 중국조차도 기술 단일화의 한계를 인식하고 기술 다양화를 국가 산업정책으로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EU, 제도개선·혜택으로 기술 다양성 확보
영국의 장주기 ESS 제도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영국은 제도 설계를 통해 기술 다양성을 구조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국가전력운영기관(NESO)의 전략 아래 2030년까지 22GW 규모의 장주기 ESS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영국 전력가스 규제기관(OFGEM)은 수익보장제도인 ‘캡 앤 플로어(Cap and Floor)’ 모델을 2025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캡 앤 플로어는 기술 성숙도에 따라 시장 문턱을 차등화한 제도다.

먼저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를 대상으로 하는 ‘트랙 1’은 최소 용량 100㎿ 이상을 요구한다. 신규 기술을 위한 ‘트랙 2’는 최소 50㎿ 규모로 문턱을 낮췄다. 트랙 2에는 흐름전지(Flow Batteries), 액화공기저장(Liquid Air Electricity Storage, LAES), 압축공기저장(Compressed Air Electricity Storage, CAES) 등이 포함돼 있다. 두 트랙 모두 8시간 이상 방전 능력이 요구된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생산에 ‘탄소발자국 라벨링’을 도입했다. 탄소발자국 라벨링은 배터리 기술의 탄소 배출량과 소재 원산지까지 평가하는 제도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소재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친환경 생산 공정을 요구 조건으로 명시했다. 영국과 유럽·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에너지 저장 장치(ESS) 기술이 단순한 제품을 넘어 국가 전력 인프라의 일부로 제도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에겐 산업화·수출로 기회
우리나라는 바나듐 흐름전지와 관련해 셀 제작부터 ESS 완제품 생산까지 연결된 밸류체인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업계에선 향후 장주기 ESS 시장이 확대될 경우 산업적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는 에이치투(H2)가 꼽힌다. 에이치투는 바나듐 흐름전지 국산화와 상용화에 주력해온 기술 기업이다. 최근엔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으며 시장 확대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제품 신뢰성과 생산 역량을 확보한 데 이어, 실증 실적 확대를 통해 점차 국내외 고객사로부터의 관심도 받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현재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다 규모의 경제 확보와 생태계 조성에는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핵심 기술과 제조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바나듐 흐름전지는 장기적으로 수출 주도형 에너지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초기 실증 프로젝트 확대’, ‘기술별 진입 장벽 차등화’, ‘장주기 ESS 대상 맞춤형 인센티브’ 등이 꼽힌다.

결국 우리 기업에게도 현재 이런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는 세계 주요국처럼 정책적 설계가 뒷받침되야 비리튬 기반 기술이 국내 시장 안착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있는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게 국내 에너지업계 관계자들 주장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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