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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국가 AI컴퓨팅센터…재입찰도 유찰 가능성 커져

입력 2025-06-02 17:33   수정 2025-06-03 01:46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사업이 1차 유찰 이후 재입찰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들의 참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높은 초기 투자 부담과 공공 주도의 운영 구조 등 복합적인 리스크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모 요건 변경 없이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재입찰 절차를 시작한다고 2일 발표했다. 재입찰은 이날부터 13일까지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입해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 등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조달하는 사업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학계의 GPU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추진했다.

삼성SDS와 네이버클라우드, 엘리스그룹 컨소시엄의 참여가 유력하다는 업계 전망이 있었지만 이들은 응찰하지 않았다. 위험 대비 이점이 크지 않아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이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요소는 ‘SPC의 공공 지분 51%’ 구조다. 49% 지분을 갖는 민간 사업자는 2030년까지 약 2000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공공 측이 과반의 의결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기업이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

수익 배분도 제한적이다. 사업 모델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 요금 수준으로 서비스가 운영되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초당 100경 번 연산이 가능한 1엑사플롭스(EF)급 컴퓨팅 실수요에 의문도 제기된다. 대형 수요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활용률이 낮으면 과잉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

재입찰에서도 응찰이 없으면 정부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SPC의 공공 지분 비율 하향 조정이다. 51%로 설정된 공공 지분을 49% 이하로 낮추거나 민간 기업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뀐 뒤 대형 공공 사업의 추진 방향이 변경되거나 중단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장기 투자가 요구되는 이번 사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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