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6·3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상대가 이재명 후보라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두 번 탄핵당한 당이었지만, 상대가 이재명 후보라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 때 해체되도록 방치하고 새롭게 다시 판을 짜야 했는데, 기껏 살려놓으니 온갖 잡동사니들이 3년간 분탕질만 치다가 또다시 이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기득권에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시장은 "병든 숲은 건강한 나무만 이식하고 불태워야 한다. 계속 방치하면 그 산 전체가 병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 및 탈당을 선언하고 미국 하와이로 떠난 홍 전 시장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다. 김 후보가 특사단을 파견하는 등 홍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해왔지만, 홍 전 시장은 탈당해 명분이 없다며 거절했다.
홍 전 시장은 당내 일각에서 '홍 전 시장이 선거를 도와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인사들을 겨냥해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서 "내 탓 하지 마라. 이준석 탓도 하지 마라. 그건 너희들이 잘못 선택한 탓"이라며 "한 사람은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쫓아냈고, 또 한 사람은 시기와 질투로 두 번의 사기 경선으로 밀어냈다"고 했다.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쫓아낸' 사람은 이 후보, '두 번의 사기 경선으로 밀어낸' 사람은 홍 전 시장 본인을 스스로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었다. 그는 "공당이 어찌 그런 짓을 할 수 있나. 다 너희들의 자업자득이다. 두 번 탄핵당한 당일지라도 살아날 기회가 있었는데, 너희들의 사욕으로 그것조차 망친 것"이라며 "누굴 탓하지 말고, 다가올 빙하기에 대비하라"고 했다.
한편,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39.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7.7% 등으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격차는 두 자릿수 이상이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재명 후보 49.3% 김문수 40.1% 이준석 9.2%·이하 약칭), 경기(이재명 55.8% 김문수 34.6% 이준석 8.5%), 인천(이재명 53.6% 김문수 37.4% 이준석 7.5%) 등으로 나타났다. 부산(이재명 42.7% 김문수 49.0% 이준석 6.9% 울산(이재명 46.5% 김문수 44.3% 이준석 6.9%), 경남(이재명 43.4% 김문수 48.8%, 이준석 6.3%), 대구(이재명 24.1% 김문수 67.5% 이준석 7.3%), 경북(이재명 28.2% 김문수 64.0% 이준석 6.7%) 등이었다.
이어 광주(이재명 81.7% 김문수 10.5% 이준석 5.9%), 전남(이재명 80.8% 김문수 10.9% 이준석 6.4%), 전북(이재명 79.6% 김문수 11.8% 이준석 6.7%), 대전(이재명 51.8% 김문수 38.3% 이준석 8.8%), 충남·세종(이재명 51.3% 김문수 39.7% 이준석 8.2%), 충북(이재명 51.1% 김문수 40.2% 이준석 7.9%), 강원(이재명 48.8% 김문수 42.2% 이준석 6.7%), 제주(이재명 57.9% 김문수 31.2% 이준석 9.3%) 등이었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8만14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포인트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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