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금융당국 조직 개편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선 유세 일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원회에 감독과 정책 업무가 뒤섞여 있어 분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감독 정책을 수립하고 금융감독원이 조사 등 감독을 집행하는 현 금융감독체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형성됐다. 당시 금융감독 기능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설립된 금감위가 담당했다. 이명박 정부는 효율성을 높인다며 재정경제부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과 금감위의 감독 기능을 합쳐 금융위를 출범시켰다.
현재 유력하게 논의되는 개편안은 과거 금감위를 부활시키는 방안이다.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넘겨 국제·국내 금융정책 담당 부처를 일원화하고, 금융위의 감독정책 기능과 금감원의 감독집행 기능을 합쳐 금감위로 만드는 내용이다.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현 체제의 문제로 지적해온 금융산업 정책과 감독 업무 사이의 이해 상충, 금융위·금감원의 책임 분산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금융위는 분해돼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 셈이다.
금감원 내 소비자 보호 담당 부서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격상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금감원 내부 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고, 소비자 보호 관련 검사·감독 기능을 전담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을 각각 다른 조직으로 분리하는 것도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산업 정책과 감독 정책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뿐더러 조직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 조율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특정 분야 규제를 완화할 때 해당 분야의 건전성도 그 조직이 책임져야 한다면 정책 수립 시 종합적인 면을 고려하게 되는데, 조직이 나눠지면 이 같은 의사 결정이 어렵다”며 “자동차로 비유하면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이 둘 다 달려 있어야 원활히 운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금소원이 별도로 독립하면 감독 당국이 두 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건전성 감독은 금감위에서 받고, 영업행위 감독은 금소원에서 받는 ‘쌍봉형 감독’ 구조에선 각종 자료 제출과 면담에 시달리다가 날이 샐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