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여러 특이성이 있는 상황에서 시차와 일정 문제들을 고려해 조율하고 있다”며 “이른 시간 안에 확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시차 문제로 통화가 어렵게 됐다”며 “조율은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10일 대통령 당선 수락 인사를 한 지 약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5월 10일 취임 당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이틀 후인 2012년 12월 21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전화를 했다.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 간 일정 문제 때문일 뿐 취임 직후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기류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 간 통화가 늦춰지는 배경에 미·중 간 ‘파워게임’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3일 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우려’를 언급했다. 미국이 한국 정상을 축하하면서 굳이 중국을 언급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 대통령을 향해 중국 편에 서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한·미 간 관세 협상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늦어지면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변국 정상과의 통화도 미뤄지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전 대통령 모두 미국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한 후 일본 중국 정상 순으로 전화를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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