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지난 4월 4일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종의 희토류와 이들을 함유한 자석 제품에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이 앞서 중국 등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보복조치의 일환이었다.
러트닉 장관이 이날 희토류 문제 해결을 강조한 이유가 있다. 희토류 생산에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희토류 생산의 69.2%를 중국이 차지했다. 가돌리늄의 경우 글로벌 생산량의 99%가 중국에서 나온다. 짐 헤드릭 유에스크리티컬머티리얼스 대표는 “현재 희토류 확보보다 시급한 미국의 안보 사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생산에 필수인 디스프로슘 부족으로 생산량을 감축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인도 최대 자동차 업체 마루티스즈키가 전기차 ‘e비타라’ 생산 규모를 기존 계획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일본 스즈키도 지난달 26일부터 소형차 스위프트 생산을 중단했다. 독일 자석 제조업체 마그노스피어의 프랭크 에카르트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산업 전체가 완전한 패닉 상태”라며 “그들(자동차 제조사)은 어떤 가격에라도 (희토류를) 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일부 희토류 가격은 급등했다. 희토류 전문 유통업체 스트래티직메탈스인베스트에 따르면 10일 기준 터븀 가격은 1월 1일보다 42.0% 올랐다. 같은 기간 디스프로슘은 28.5% 상승했다.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부 국가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도 희토류 등 중요 전략물자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 일정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을 낮추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제련 및 분리 공정의 85~90%를 장악하고 있다. 희토류를 다른 곳에서 확보해도 산업용으로 제조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거칠 수밖에 없다. 희토류 제련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심하게 발생해 중국만큼 싸게 생산 원가를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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