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는 그동안 수출로 호황을 누렸으나 에틸렌, 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이 중국에 추격당하며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95%, 폴리프로필렌은 97%에 달한다. 세계 시장에서도 중국산 에틸렌은 30% 넘게 싼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중동의 투자 확대도 큰 위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본국과 한국, 중국에 7개 정유·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울산 온산단지에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짓고 있다.
전문기관들이 분석한 업황 전망도 비관론 일색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얼마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에틸렌 글로벌 신규 설비가 기존 예상보다 3.1%, 폴리에틸렌은 5.5%, 폴리프로필렌은 9.3%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표적인 범용 제품의 공급 과잉이 심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화학산업협회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진행한 컨설팅 용역에서도 “동북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의 불황이 2030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빠른 구조조정을 권고했다. 한발 앞서 NCC 등 범용 제품 설비를 줄이고 친환경 첨가제와 고기능성 소재 등 이른바 스페셜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재편에 나선 일본, 유럽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석유화학뿐만 아니라 중국에 추격당한 디스플레이, 철강, 범용 조선 등 주력 업종의 구조조정 및 혁신은 당면 현안이다. 지체할 조금의 여유도 없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감안할 때 눈앞의 이익을 좇아 구조조정과 혁신을 늦추는 방식으로는 위기를 넘기 어렵다. 새 정부도 설비 운영 효율화와 신사업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자발적 사업 재편을 유인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제 정비와 함께 세제 및 금융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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