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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주4.5일제 약속 지켜라"…'대선 청구서' 내민 노동계

입력 2025-06-13 17:55   수정 2025-06-25 16:34


노동계가 국정 과제 선정에 들어간 이재명 정부에 본격적으로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총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맡았다. 대선 과정에서 진보 정당과의 관계를 의식해 이재명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하지 못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달리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책 협약을 맺고 김동명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 위기 극복을 전면에 내세운 새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노동계 요구를 무리하게 들어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프리랜서도 근로자로 추정해야”

13일 한국노총이 연 ‘새 정부, 노동정책 국정과제의 핵심 방향은 무엇인가’ 정책토론회는 노동권 사각지대 해소, 실노동시간 단축, 고용안전망 구축, 소득보장 체계 등 네 가지 큰 주제로 구성됐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한국노총이 요구해온 핵심 노동 과제를 중심으로 정책을 뒷받침할 논리를 제시했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자 개념을 헌법상 개념으로 확대하고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등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보호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추정제’도 과제로 꼽았다. 일정 조건을 충족한 플랫폼 노동자 등은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경영계는 ‘근로자성’이 과도하게 확장되면 플랫폼 기업 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압박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사용자의 교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무분별한 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 2·3조 개정 입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정길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하청노동자 등이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초기업 단위 교섭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연내 입법화가 목표라고 화답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근로기준법의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은 노동권 사각지대 해소”라고 강조했다.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수립’ 요구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주 4.5일제를 도입하고 포괄임금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귀천 이화여대 교수는 “포괄임금제는 초과 노동을 정당화해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현실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요인”이라며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명확한 대가가 지급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근로시간 외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연결차단권’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본부장 역시 “임금·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 4.5일제 시행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 기구에 국가노동시간단축위원회를 설치해 2030년까지 연 1700시간대로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정 전문위원은 “주 4.5일제 법제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노총은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임금 조정 없는 법정 정년 연장’을 요구할 전망이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성희 L-ESG 평가연구원장은 “재고용 중심으로 정년 연장 방향을 잡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오늘 토론문 내용을 참고해 요구안을 마련한 뒤 국회와 고용노동부에 법령 개정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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