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15일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을 이틀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허를 찌른 작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드론 100여 대로 곧바로 반격했다. 이란이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공격할 가능성도 있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전 수일간 계속”

이스라엘군은 13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군사 목표물 타격 제1단계를 완료했다”며 “이번 작전은 수일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레이더 수십 대와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나선 것은 핵무기 보유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서다. 미국이 그동안 이란의 핵무기 제거를 위해 협상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이스라엘이 전격 기습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생존과 관련한 이란의 위협을 격퇴하기 위해 특정 목표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이란이 전날 새 핵물질 농축시설 건설을 예고하자 이스라엘이 전격적으로 공격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외교부와 원자력청(AEOI)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사찰·검증 의무 불이행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이에 반발해 농축시설 건설, 원심분리기 최신화 등 핵 프로그램 강화 계획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이 핵시설뿐 아니라 체제 유지의 핵심인 군 수뇌부까지 암살하며 전면전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 공격을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삼아왔다. 이날 공습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군 참모총장, 골람알리 라시드 혁명수비대 대공방어부대 중앙사령관 등 고위급 20여 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이날 드론 100여 대를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이를 격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에 특별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공격으로 중동의 하늘길이 전면 폐쇄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국제공항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문을 닫는다. 이란 영공도 잠정 폐쇄됐다. 이란에는 우리 교민 100여 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확전이냐, 제한전이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방법으로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직접 공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개발에 주력하며 역량을 키웠다. 일부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최대 2000㎞에 달해 이스라엘 등 중동은 물론 멀리는 동·남유럽까지도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해군 함정을 동원해 이스라엘 연관 선박을 공격하는 등 비대칭적 위협을 가하거나 제3국에서 이스라엘인을 표적으로 테러 작전을 벌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은 미국도 보복 대상으로 간주하며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군 수뇌부가 폭사한 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군 참모총장에 세예드 압둘라힘 무시비 소장을 임명했다. 이란 군 대변인인 아볼파즐 셰카르치 준장은 국영 TV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다음 공격은 “더 잔혹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미국과 핵 합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선 “훌륭했다”고 평가하며 더 많은 공격이 올 수 있다고 이란에 경고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