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 정책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면서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한국GM에 불똥이 튈 전망이다.
1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내놓은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계 대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미국에서 승용차 269만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7%로 브랜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GM의 미국 판매 가운데 수입산(미국·캐나다·멕시코 이외 지역) 비중은 17.2%로 약 46만대 수준이다. 이들 차종 대부분은 한국서 생산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산 GM 판매량은 쉐보레 30만5087대, 뷰익(Buick) 10만9681대라고 설명했다. 약 46만대 중 90%에 달하는 약 41만대가 GM의 한국사업장에서 생산, 판매된 것. 실제 GM 본사가 미국 관세 정책으로 올해 이익이 40억~50억 달러 감소할 수 있고, 이 가운데 한국사업장 감소분이 2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한 이유다.
GM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주요 생산지 조정을 발표했다. 지난달 캐나다 공장 축소 운영 계획과 뉴욕 엔진공장 9억 달러 투자 계획 등을 발표했다. 최근인 지난 11일에는 미국 내 공장 3곳에 향후 2년간 약 40억 달러를 투자하고, 멕시코 생산 모델 2종을 포함해 현지 생산을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다만 한국사업장과 관련해 소식은 없었다. 한국GM은 GM의 대표적인 소형차 생산 기지다.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엔비스타 △뷰익 앙코르 GX 등의 차종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관세 여파로 한국GM의 철수설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상대적으로 판매 가격에 민감한 내연기관 소형차 모델만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현지 판매 감소는 자연스럽게 한국GM 생산·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사업장의 경쟁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우려에 불을 붙은 게 한국GM의 자산 매각 소식이다. 한국GM은 지난달 28일 전국 9개 모든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내 유휴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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