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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기관 쪼개기, 금융사 부담만 키웠다"

입력 2025-06-19 17:38   수정 2025-06-20 00:37

금융감독기관을 두 개로 나눈 결과 금융회사의 부담만 커지고 산업 경쟁력은 뒷걸음질했다는 분석이 영국 의회에서 나왔다. 영국이 2012년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한 지 약 13년 만에 나온 의회 차원의 공식적인 평가다. 국내에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둘러싼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섣부른 조직 개편이 금융산업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 시어머니 늘린 英

영국 상원의 금융서비스규제위원회는 지난 13일 금융감독체계에 대한 분석을 담은 ‘성장통: 명확성과 문화 변화가 필요하다’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융서비스규제위는 영국의 금융감독기관을 감시·평가하는 상설 특별위원회다. 위원회는 영국의 금융 경쟁력 약화 원인 중 하나로 ‘쌍봉형’ 감독체계를 꼽았다.

영국은 2012년 단일 금융감독기관인 금융서비스청(FSA)을 두 개 기관으로 쪼갰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건전성감독청(PRA)과 영업행위 규제 및 소비자 보호 기능을 맡는 금융규제청(FCA)이 별도 출범했다.

금융서비스규제위는 쌍봉형 모델이 중복 규제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여러 기관이 중첩된 감독 업무를 하고 있어 금융사들이 갈피를 잡기 어렵다”며 “각각의 감독기관이 요구하는 요건이 중복적이거나 모순적이어서 금융사 영업을 어렵게 한다”고 꼬집었다. 영국 자산운용협회는 위원회에 “금융사는 감독당국이 개별적으로 발표하는 각종 자료, 정책 등을 계속 추적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금융위·금감원 더 쪼개나
감독당국 간 중첩된 업무가 금융 혁신을 지연시키고 산업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영국의 오픈뱅킹 사례를 들었다. 보고서는 “규제 중복으로 금융사들이 신상품 개발을 방해받았다”며 “혁신이 가로막힌 것”이라고 꼬집었다.

FSA가 PRA와 FCA로 나뉘자 두 기관 모두 경쟁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PRA와 FCA가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규제 영역을 확장하려는 경향은 날로 강해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사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에서 금융사들이 규제 준수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다른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영국에서 금융업을 하는 것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의회에서 쌍봉형 감독체계에 관한 ‘반성문’이 나오자 국내 금융권도 주목하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을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 넘기고 금융감독 업무를 전담하는 금융감독위원회를 별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금융권에선 “쌍봉형을 넘어 삼봉형, 사봉형 감독체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선 금융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이라며 “현재 감독체계 개편 논의에선 금융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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