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올해 들어 이달 16일까지의 투자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266만9469명의 투자자(NH증권 고객 기준)는 10.50%의 높은 수익을 냈다.
미국의 상호관세 우려가 증시를 짓누른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매달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달 들어선 4.1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는 지주사와 방산, 원전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151%에 달한다. 한화 주가는 올해 247% 넘게 상승했다.
주주환원책 강화 기대를 모으고 있는 SK㈜에선 같은 기간 11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SK 같은 지주사는 대표적인 저(低)PBR 종목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지주사처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주목하라는 조언을 쏟아내고 있다. 새 정부 증시 부양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면서다.
방산 관련주인 현대로템(150%)과 원전 주기기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143%)에서도 높은 수익을 거뒀다. 방산주는 수출 호조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고, 원전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전산업 활성화 행정명령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들 종목은 올해 각각 326%, 243%를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으로 3년5개월여 만에 3000을 넘어섰다. 이달에만 상승률이 1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역시 8% 가까이 상승했다. 이재명 정부가 상법 개정안,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증시 부양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들도 국내 증시를 낙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주환원 강화와 기업이익 개선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추가 상승을 지수 전망에 반영해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를 기존 2400~2900에서 2600~3150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4월 저점을 통과한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엔 추세적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며 3150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을 하반기 주도 업종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등 AI를 국가 핵심 아젠다로 설정하고, 100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한다고 공약하면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와 관련해 새 정부의 움직임이 하나씩 시작되고 있다”며 “시장은 관련 수혜주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 투자자 대부분이 1분기에 본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이달 18일까지 미국 다우지수는 0.87% 하락하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68%,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영향까지 받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가 올 들어 20% 넘게 하락하면서 서학개미 수익률 악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서학개미 쇼핑 목록에서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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