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에도 3000 사수한 코스피…"증시 영향 제한적"

입력 2025-06-23 16:59   수정 2025-06-23 17:03

고조되는 중동 정세 불안에도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이 쉽사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수에 돌입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전문가들도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은 대부분 단기 변동성을 일으키는 데 그친만큼 국내 증시의 우상향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3000선 사수한 코스피
23일 코스피지수는 0.24% 하락한 3014.4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소식에 0.98% 내리며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30분께 2971.36선까지 무너지며 장 중 3000선이 깨지기도 했다.

이날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외국인이 ‘바스켓 매도(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매도)’를 내던졌다. 유가증권시장서 3690억원, 코스피200선물을 9119억원어치 등 현·선물을 1조2809억어치 팔아치웠다.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70전 급등한 1384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기관 투자가의 현물 매도를 자극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5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쏟아지는 물량을 받아낸 건 개인이었다.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8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9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조정을 기다리며 대기하던 개인이 3000선이 깨지자마자 대거 유입되며 3000선을 재사수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증시 영향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적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만 않는다면 단기 변동성을 일으키는 재료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에 이날 국내 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보합권에 그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13%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5%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이란의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이란의 우방인 중국도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중동 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과 유사한 상황이었던 2003년 3월20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도 증시가 받은 타격은 크지 않았다. 침공 직후 코스피지수는 3월말까지 5.76% 하락했지만 오히려 중국의 제조업 부흥과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었다.

국내 증시가 올들어 크게 상승하는 동안 미국 증시에 옮겨가 있느라 극심한 포모(FOMO·소외 공포증)에 시달린 개인은 오히려 중동 분쟁으로 인한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이달 초만 해도 국내 주식을 던지던 개인들은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6월 첫째주(3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03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개인은 그 다음주인 둘째주엔 4582억원, 셋째주는 925억원으로 순매도 규모를 줄여왔다.

기대수익률이 높을 때 신용까지 끌어 투자하는 일명 ‘빚투’도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6084억원으로 지난해 7월 26일(19조7930억원)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15조8170억원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20조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인은 최근 일주일 새 삼성전자를 비롯해 조선·방산·원전 등 기존 주도주에 베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3781억원)가 순매수 1위였고 두산에너빌리티(3128억원)가 2위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93억원)와 현대로템(1238억원) 등 방산주는 각각 3위와 5위였다. HMM(7위·1059억원)과 삼성중공업(8위·908억원) 등 해운·조선주도 사들였다.

심성미/박한신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