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 때 짜여진 2026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초안을 뜯어고치겠다고 24일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R&D 예산 확대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새 국정철학과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안팎에서는 R&D 예산을 시작으로 내년 예산안을 전반적으로 손보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일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는 ‘R&D 예산 편성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30일까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었던 내년도 R&D 예산안을 긴급하게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통상 R&D 예산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걸쳐 편성된다. 매년 5월 말까지 각 부처들은 기획재정부의 예산지침안에 따라 ‘내년도 이만큼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예산요구서를 제출한다. 그 중에서 R&D 관련 내용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모아 R&D 예산 초안을 마련한다. 올해의 경우 6월30일까지 초안을 의결한 뒤 기재부로 넘기게 돼있었다. 이후 8월까지 기재부가 각 부처들과의 협의, 보완을 거쳐 최종 예산안을 짜게 된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3주밖에 되지 않은만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초안에는 이 정부의 새로운 국정철학이 반영돼있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안정적 R&D 예산 확대 및 혁신성장체계 구축으로 국가 연구개발 지속성을 담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체적으로는 R&D 예산을 국가 지출예산 대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정부 R&D 예산 심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적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R&D 예산 삭감으로 한때 홍역을 치렀다. 2023년 31조3000억원이었던 R&D 예산은 2024년 26조5000억원으로 삭감돼 과학계 등에서 강한 반발이 나왔다.
이날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오늘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2026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 조정안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새로운 정부의 예산편성 방향을 반영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축된 기초연구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R&D 예산의 안정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R&D 예산 삭감에 따른 불안정한 연구 여건과 신뢰 약화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23년 31조3000억원 △2024년 26조5000억원 △2025년 29조7000억원 식이었던 국가 R&D 예산은 내년 30조원을 넘기는 것이 확실시됐다.
한편 기재부 내에서는 R&D 예산뿐 아니라 내년도 본예산을 편성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31일까지 각 부처들이 제출한 예산요구서를 바탕으로 8월말까지 계속해서 협의, 보완을 거친다. 다만 해당 요구서들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 전 제출된 예산요구서인 만큼, 향후 국정과제가 구체화되는 과정 속에서 각종 예산안들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3월 각 부처에 내려간 예산지침에는 의무지출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며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맞춰 의무지출 구조조정을 해석, 검토하고 그에 맞게 예산안을 편성하는 작업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