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가 발생해 국민 횟감으로 불리는 광어와 우럭의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치어(어린 물고기) 폐사가 집중되면서 공급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2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우럭 도매가격은 ㎏당 1만7813원으로, 전년 동기(1만2800원) 대비 39.2% 상승했다. 지난해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7월(1만3250원)과 8월(1만5750원)의 도매가격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광어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광어 도매가격은 ㎏당 1만9500원으로 전년 동기(1만7513원) 대비 11.3% 올랐다. 지난해 8월 가격(1만6506원)과 비교해도 18.1% 높다.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여름 장기간 이어졌던 고수온 현상이 꼽힌다. 지난해는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수온 28도 이상의 ‘고수온 특보’가 이어졌다. 2017년 고수온 특보 제도 시행 이후 최장 기록이다. 특히 고온에 취약한 치어가 많이 폐사해 타격이 컸다.
치어 폐사에 따라 출하량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500g 미만 광어 출하량은 11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 줄었고, 400g 미만 우럭은 79t으로 54.9% 급감했다. 지난달 광어 양성물량(키우고 있는 물량)은 8.5만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했다.
양식장에서는 지난해 가을부터 새로운 치어를 키우고 있지만 수급 회복에는 역부족이다. 일반적으로 상품성 있는 횟감으로 자라기까지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공급 정상화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마철 변수도 남아 있다. 육상에서 유입되는 불순물이 바닷물 생태에 영향을 미쳐 생육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6월 물량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었지만 전체 물량은 줄어들었다"며 "이상고온이 이어진다면 추석 이후 다시 한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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