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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뒷마당' 중남미서 존재감 키우는 中…항만 31곳에 영향력

입력 2025-06-25 17:34   수정 2025-06-26 01:21

중국 기업이 중남미 지역에서 운영하거나 건설에 참여한 항만만 31곳에 달한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밝혔다. 중국이 미국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CSIS 보고서를 인용해 중남미 내 31개 항만이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기존에 파악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CSIS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중 킹스턴 항만을 ‘서반구에서 가장 위험한 항만’으로 지목했다. 중국 국유기업 차이나머천츠포트가 항만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멕시코 만사니요, 베라크루스도 중국의 영향력이 큰 항만으로 분류됐다. CSIS는 “만사니요와 베라크루스 항만이 마비되면 미국 경제에 각각 하루 1억3400만달러, 6300만달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항만은 미국과의 무역량, 미국 해군 활동 빈도, 미국 군사 시설과의 거리, 전략적 요충지와의 인접성 등 다양한 항목에서 미국에 미치는 위험도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파나마 운하 항만이 중국 기업에 장악돼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홍콩계 CK허치슨은 파나마운하의 핵심 항만인 발보아 항만과 크리스토발 항만 운영권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약이 미뤄졌다. 중국 관영 매체 대공보는 이 매각 건과 관련해 “중국인을 배신한 비굴한 굴복”이라고 비난했다. 헨리 지머 CSIS 연구원은 “중국의 반응만 봐도 항만 통제권이 단순한 물류 차원을 넘어 전략적·정보적 가치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항만은 곧 방대한 화물 이동 정보와 해상 물류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의 참여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육군전쟁대 라틴아메리카 전문가인 에번 엘리스 교수는 “중국 항만 기업이 민간 기업으로 진출하더라도 중국 정부는 이를 전략적 자산으로 본다”며 “식량과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는 중국은 미국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항만 접근권을 핵심 전략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군사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라 리처드슨 전 미국 남부사령관은 “중국이 페루 찬카이에 13억달러를 들여 신항만을 건설 중인데, 이는 해군 기지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항만 프로젝트가 전략적 요충지에만 집중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왜 중국이 이런 지역에만 투자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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