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30일 11: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뷰티 인수합병(M&A) 시장 '큰손' 구다이글로벌이 최대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투자 전과 후의 기업가치(프리밸류·포스트밸류)를 자의적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라이프 사이클이 가파른 K뷰티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최대 8000억원 투자 유치를 내달 마무리할 예정이다.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IMM인베스트먼트 등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다이글로벌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약 4조원의 몸값을 평가받길 희망했다. 투자금은 서린컴퍼니(6000억원)과 스킨푸드(1500억원) 등의 인수대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문제는 구다이글로벌이 서린컴퍼니와 스킨푸드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까지 끌어와 이 같은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것이다. 거칠게 요약하면 '남의 돈으로 인수대금 마련하면서 인수될 회사 실적까지 몸값으로 인정해달라'는 식이다. IB업계에선 프리밸류(투자 전 기업가치)와 포스트밸류(투자 후 기업가치)를 자의적인 잣대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의 M&A에선 지분 거래가 이뤄지기 직전까지의 실적과 거래금액을 비교해 EV(기업가치)/EBITDA 멀티플을 산정한다. 이때의 기업가치는 프리 밸류 기준이다. 예를 들어 투자받기 전 프리밸류가 100억원에 EBITDA가 10억원이라면 멀티플은 10배다. 인수하려는 회사의 EBITDA를 5억원으로 가정하고, 투자금 20억원을 모았다면 포스트밸류는 120억원, 인수 완료 뒤 EBITDA는 15억원으로 뛰기 때문에 멀티플은 8배(=120억/15억원)가 된다. 구다이글로벌은 프리밸류 100억원에 EBITDA를 15억원으로 끌고와 멀티플을 6.7배인 것처럼 설명한 셈이다.
투자를 검토했던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 측에 밸류에이션 근거를 달라고 했더니 프리 밸류에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고평가됐다는 생각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뷰티산업 M&A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K뷰티 기업들은 워낙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보통의 M&A 가치평가 방식으로는 기업가치가 '뻥튀기'된 착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파른 실적 성장 추세를 고려해 거래금액을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라며 "K뷰티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이유도 산업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다이글로벌은 2019년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하우스오브허,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 크레이버코퍼레이션 등 인디브랜드를 2~3년 사이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K뷰티 M&A 시장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송은경 / 차준호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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