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둔화와 고물가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출 관리가 쉽지 않은 시기다. 빚을 낸 사람들이라면 원리금을 상환하면서 생활비도 관리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금리 하락 국면에서 ‘어떻게 하면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까’ 고민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청이 늘고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금융회사 앱을 통해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재직증명서와 원천징수 영수증(소득금액증명원) 같은 서류도 스크래핑(긁어오기)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제출된다. 금융사는 금리 인하 신청이 접수된 날로부터 5~10영업일 안에 받아들일지 여부를 안내해야 한다. 수용 여부는 대출 상품 약관과 내부 신용평가 시스템에 따라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는 대출 상품에 가입했을 때 적용 금리와 상환 능력 개선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했다가 금리가 오히려 오르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면 ‘수용’과 ‘거절’ 두 가지로만 결론이 난다. 금융사가 신청을 받아들이면 금리 변경을 약정한 시점 등에 금리가 내려가고, 거절하면 기존 금리가 그대로 유지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을 때 내 신용등급이 낮아졌다고 해도 금리가 오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5대 은행이 지난 1분기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여 금리를 내린 건수는 총 7만4490건(수용률 24.6%)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요구 네 건당 한 건 정도 받아들여졌다는 얘기다. 수용률은 작년 2분기(36.1%) 후 세 분기 연속 하락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41.7%)의 수용률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38.1%) 하나은행(30.6%) 국민은행(26.2%) 우리은행(15.7%)이 뒤를 이었다. 이자 감면액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29억2700만원)이었다. 그다음은 하나은행(19억4200만원) 우리은행(16억7100만원) 국민은행(13억4500만원) 농협은행(6억3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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