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의 가치와 비전을 함께 폭넓게 고민하고 헌신과 희생으로 활동해오신 당직자와 당원분들의 힘을 모아 국민이 간절히 바라시는 보수재건을 이루어 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보수재건의 길'을 주제로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12일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의 후임으로 당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지 49일 만에 퇴임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우선 자신이 대선 패배 직후 퇴임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제가 다른 지도부분들과 동반 사퇴하지 않고 개혁 요구를 해 온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거 패배 후 혁신을 내거는 모습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재명 정권의 위선과 잘못을 국민들께 정확히 알리고 바로 잡는 대안 야당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데도 비대위원장으로서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임기를 마치게 된 것과 관련 "많은 의원과 당원분들이 이러한 개혁의 방향에 동의해주셨습니다만, 정작 당의 의사결정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며 "이에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당의 존립과 개혁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주장하였습니다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면서도 " 저는 비관하지 않겠다. 보수의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저는 지금 저의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동료 선배 의원들의 개혁 의지를 모으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수재건의 길'로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국민 보수 재건의 길 △진정한 국민주권 실천의 길 △따뜻하고 혁신적인 보수의 길 △국가개혁에 필요한 도덕성 확립 △'자유'에 편중되지 않은 조화로운 헌법정신 추구 △세대 통합의 역사의식 확립 등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보수는 지난 정권의 불법적인 계엄선포가 발생하기까지 정부·여당으로서 대통령과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국민 보수 정당으로 재탄생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또 "보수는 헌법정신을 추구함에 있어 ‘자유’에 편중되지 않으며, 자유와 평등, 자유와 민주, 안보와 평화, 성장과 복지, 공화와 민주, 개발과 환경, 효율과 안전 등의 조화로운 가치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보수는 지난 과오를 뼈에 새기며, 국민통합의 정신과 개혁의 열망을 담아 권력자와 특권 그룹에 종속되지 않는 국민의 보수, 국가공동체를 되살리고 선진 대한민국을 이룩할 대안 수권 국민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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