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만 해도 대다수 전문가는 “삼성전자 실적이 2분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 4월께부터다. 미국의 기본관세 10% 부과, 중동 전쟁, 디스플레이 최대 고객사 애플의 고전 등 예상치 못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탓이다. 비슷한 시기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에 이은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의 두 번째 공급사로 삼성이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을 낙점한 게 결정타가 됐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낸 배경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반도체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갤럭시 폴더블 등 신제품도 나오기 때문이다.
HBM3E 12단 개선품을 만들고 AMD, 브로드컴 등에 공급하는 성과를 냈지만 ‘큰손’ 엔비디아를 뚫지 못한 게 영향을 미쳤다. 파운드리에선 오랜 고객사 구글이 TSMC로 넘어갔고, 퀄컴을 2~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최첨단 공정으로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낸드플래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 구형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가격이 공급 부족 우려로 급등했지만 삼성전자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인공지능(AI) 폰과 TV, 가전은 미국의 보편관세(10%) 부과와 물류비 인상, 그에 따른 글로벌 소비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 효자’ 역할을 하던 디스플레이는 핵심 고객인 애플의 부진에 고개를 떨궜다.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평택4공장에 D램 라인을 구축하고 1c D램 양산에 들어간다. 1c D램이 범용과 HBM4에 동시에 쓰인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부회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엔비디아 등 빅테크 본사를 찾아 HBM4 납품을 논의했다. 증권가도 이런 점을 반영해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를 각각 9조2245억원, 8조8431억원으로 잡았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반등을 노린다. 선두에는 오는 9일(현지시간) 공개하는 갤럭시 Z폴드·플립 7이 섰다. TV는 AI를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17 납품 물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