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도중 반(反)이스라엘 구호를 외친 가수들이 영국에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영국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에서 물의를 빚었고, 이를 계기로 미국 비자도 취소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영국 에이번·서머싯 지역 경찰이 영국 2인조 랩 그룹 '밥 빌런'과 아일랜드 랩 그룹 '니캡'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글래스턴베리 무대에서 공공질서 위반과 증오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다.
보도에 따르면 밥 빌런은 지난 28일 무대에서 공연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죽음을",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구호를 외쳤고, 니캡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BBC에서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된 밥 빌런의 무대는 거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공영방송인 BBC가 중계를 중단시키지 않은 데 대한 비판이 일자, 미디어 규제당국인 오프콤(OfCom)도 "우리는 이 공연의 온라인 실시간 중계에 매우 우려하며, BBC는 분명히 의문들에 답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밥 빌런의 미국 공연이 예정된 가운데 멤버인 바비(Bobby) 빌런과 바비(Bobbie) 빌런의 미국 비자도 취소됐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국무부는 글래스턴베리에서 밥 빌런 멤버들의 혐오스러운 발언을 고려해 그들의 미국 비자를 취소했다"면서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은 우리나라 방문객으로 환영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드 보컬 바비(Bobby) 빌런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말한 것 그대로"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도록 가르치는 것만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