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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수장들 "스테이블코인 규제해야"…이창용 "자본규제 회피 우려"

입력 2025-07-02 17:54   수정 2025-07-03 01:1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규제 없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면 자본 유동성 관리 규제가 약화되고 통화 공급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 문제는 한은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으로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이 총재 외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 등이 함께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이 통과된 후 비은행권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업계에선) 블록체인 기술로 고객 확인(KYC)과 이상 거래 탐지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완벽하게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민간 자금이 유입될 경우 통화 공급을 통제하기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엔 반대하지 않지만, 은행 등 규제를 할 수 있는 곳부터 먼저 허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이 총재는 핀테크 등의 요구를 거론하며 “새로운 수요가 등장한 상황에서 우리 계획을 재조정(recalibrate)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체로 우려를 나타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화폐가 사유화될 가능성이 높고, 공공의 이익에도 좋지 않다”며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 수행 능력을 약화하고, 의도치 않게 통화 주권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일리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화폐로서 신뢰와 명목가치 보존을 충족하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구조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이 3%대에서 2% 밑으로 떨어졌는데 국민들은 여전히 3%대 고성장을 바라고 있다”며 “통화정책에 경기 부양 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진짜 필요한 것은 구조 개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관련해선 “보복관세로 대응하지 않으면 디플레이션 요인이 될 것”이라며 “물가보다 성장률 악화가 문제”라고 짚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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