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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委, 과기부에 'R&D 예산 편성권' 몰아준다

입력 2025-07-02 17:55   수정 2025-07-03 01:21


국정기획위원회가 기획재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을 2일 발의했다. 사실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R&D 예산 편성 권한을 몰아주겠다는 것인데, 자칫 국가 R&D 예산이 과기정통부 사업에만 치우치거나 과도하게 방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정기획위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국가 R&D 예산의 신속 회복을 위한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R&D 예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R&D 투자가 총지출의 5% 이상이 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을 넣은 과학기술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R&D 예산 심의 기한을 매년 6월 30일에서 8월 20일로 연장할 것”이라며 “해당 법안은 경제2분과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쳐 국정기획위 안으로 도출됐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R&D 예산 수립은 매년 5월 말 각 부처가 내년도 필요 예산을 담은 예산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다. 그중 R&D 관련 내용만 과기정통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과기자문회의가 모아 R&D 예산 초안을 마련한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6월 30일까지 해당 안을 기재부 장관에게 넘기고, 기재부는 8월 말까지 각 부처와 협의, 보완을 거쳐 최종 예산안을 짠다.

황정아 의원안이 시행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기정통부 장관이 6월 30일이 아니라 8월 20일에 R&D 예산 초안을 보내면 기재부는 사실상 심의 기능을 잃는다. 현행법상 9월 3일 이전까지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8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과기정통부가 낸 초안을 검토하고 각 부처와 조율을 마친 뒤 차관회의를 열어 국무회의 안건으로까지 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기재부에 ‘과기정통부 R&D 예산안을 그대로 받으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관가에서는 국가 예산 전체를 다루는 기재부와 달리 과기정통부는 자기 부처에 치우친 R&D 예산을 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타 부처와 조율해본 경험이 부족한 과기정통부가 각 부처가 요구한 사업을 최대한 반영해 ‘관대한’ 예산안을 짤 경우 재정의 효율적 사용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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