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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면피용 그칠까"…국민의힘 혁신위 향한 의심의 시선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5-07-06 14:38   수정 2025-07-06 14:39


"안철수 혁신위원장 손에는 당을 수수할 메스가 없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안 위원장은) 친윤 꽃병에 꽂힌 철수화(花)다. 그렇게 쓰이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 (박용진 전 의원)


국민의힘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혁신위원회'를 띄웠지만, 당 안팎에서는 '의심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 무산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는 '어떻게든 개혁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다지 신뢰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안 의원에 대해 "안 의원은 본인이 '(국민의힘은) 의학적으로 코마 상태다. 내가 메스(수술칼)를 대 종기와 고름을 다 짜내겠다'고 말했는데 그 진단은 맞다. 그런데 그분의 손에 매스가 없다. 칼이 없는데 어떻게 수술할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또 "안 의원이 '나는 아무런 실권이 없는 허수아비네'라는 생각이 들면 (혁신위원장을) 그만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용진 전 의원은 같은날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안 의원을 아예 '꽃'에 비유하며 "(안 의원은) 한 세력을 대표해서 (혁신위원장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개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의 경우 현 지도부에 비판적인 친한동훈계라는 점, 박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평가엔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간 국민의힘과 그 전신이었던 정당들의 혁신위가 거둔 성과를 살펴보면, 이들의 평가가 마냥 야박하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당장 얼마 전 임기를 마친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사례가 생생합니다. 그는 국민의힘의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유일한 1990년대생으로, 대선 직전에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는 대통령선거 시작도 전에 패배감이 짙었던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얼굴'로 파격 발탁되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직함은 '비대위원장'이지만 그의 역할은 사실상 혁신위원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말은 싱겁고 쓸쓸한 퇴장이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취임 회견에서 "국민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개혁 의지를 밝혔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끌어내는 성과를 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후보 부당 교체 진상 규명' 등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은 당내 주류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당원들의 평가를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무산됐습니다.

허무하게 퇴장하는 그는 퇴임 기자회견에서 당내 기득권 세력을 겨냥해 "기득권 구조를 혁파해 국민의 보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2023년 10월 출범했던 '인요한 혁신위'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0월 26일 출범해 12월 7일 활동을 종료한 인요한 혁신위는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험지 출마 등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빈손'으로 해산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혁신위가 발표한 혁신안은 △청년 공천 확대 △현역 의원 20% 컷오프 △과학계 인사 중용 등이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혁신의 방향이 '공천'을 향할 수밖에 없었고, 당내 반발도 극심했습니다.

2022년 6월경,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활동한 '최재형 혁신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재형 의원은 감사원장을 지내고 '대쪽 같은 성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무슨 일을 했는지 흔적조차 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재형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가 당에서 내쳐지면서 그대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보다 앞서 2017년 친박(親박근혜)계 출당을 다룬 '류석춘 혁신위'와 2014년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발표한 '김문수 혁신위'도 구체적 성과 없이 종료된 바 있습니다.

혁신위가 진정으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당장 송 위원장은 안 위원장에게 '당 혁신 전권을 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동안 당의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기구를 만들었을 때 당의 의사 결정 체계 내에서 운영해온 사례가 있었다"며 사실상 부정하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를 두고 "혁신하지 않기 위해 만든 기구"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말 혁신할 생각이 있었다면 '김용태 비대위'가 그렇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혁신위든 비대위든 '얼굴마담'만 바꾸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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