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8.70
0.21%)
코스닥
915.20
(4.36
0.4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게이츠·다이슨도 돈 싸들고 왔다…"패밀리오피스 설립 2년 대기"

입력 2025-07-07 17:56   수정 2025-07-14 16:19


지난 5월 1070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재산 기부 계획을 내놓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게이츠재단 사무소를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것이었다. 자금 이전과 운용에 높은 자율성을 주는 싱가포르에 동남아시아 지역 기부를 전담하는 일종의 패밀리오피스를 세운 것이다.

인도 최대 기업집단인 릴라이언스그룹의 암바니 가문과 영국 가전회사 다이슨의 제임스 다이슨, 미국 금융인 레이 달리오 등도 2020년대 들어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각국의 이동 제한 조치로 여러 나라에 분산된 자산을 한곳에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자 슈퍼리치들은 싱가포르를 택했다.
◇ 코로나19 이후 급성장
패밀리오피스의 기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산업의 빠른 성장으로 상당한 부를 일군 ‘석유왕’ 존 록펠러, 전설적 금융인 존 피어폰트 모건 등이 개인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세웠다. 기부와 문화 사업으로 유명한 록펠러재단도 패밀리오피스로 출발했다. 수 대를 거쳐 막대한 자산이 축적된 미국과 유럽에서는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곳들도 있다. 대형 유통체인을 소유한 프랑스 멀리에즈 가문의 패밀리오피스는 종사자만 600여 명에 이른다.
패밀리오피스는 2000년대 들어 빠르게 늘다가 코로나19 이후 더 팽창했다.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자산 가격이 뛰어 초고액자산가가 급증하면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북미 지역 패밀리오피스는 2019년 2210개에서 지난해 3180개로 43.9%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2030년까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밀리오피스 설립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290개이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밀리오피스가 2030년 3200개로 39.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 자산가들이 선진 금융 국가로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싱가포르가 있다.
◇ 세제뿐 아니라 안정성 고려
싱가포르에서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려면 ‘CMS(Capital Markets Service)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CMS는 특정 가족의 자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소규모 금융회사인 패밀리오피스를 대상으로 싱가포르 정부가 발급하는 면허다. 이를 받으면 투자를 통한 자본이득세를 면제받는 등 상당한 제도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싱가포르 거주자는 2000만싱가포르달러(약 214억원), 비거주자는 5000만싱가포르달러(약 536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해야 신청 자격이 생긴다.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한 글로벌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를 대상으로 한 CMS 면허를 발급받으려면 작년 말 기준으로 1년 이상 걸렸는데, 현재는 더 길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떠오른 싱가포르에선 글로벌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와 콘퍼런스가 며칠이 멀다 하고 열린다. 한 자본시장 콘퍼런스에서 만난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전 세계 금융회사가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패밀리오피스와 함께 유입되는 다양한 금융 인력을 금융산업 발전에 접목하고, 이를 새로운 자산가 유치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패밀리오피스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취급하는 업무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자산 관리 및 상속, 사업상 법률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최근에는 결혼과 이혼부터 자녀 교육, 여행 일정 관리까지 일상 전반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제 외 제도적 안정성에서도 다른 나라를 앞서고 있다. 싱가포르 주요 로펌인 TSMP의 제니퍼 치아 변호사는 “단순히 세금이 적다고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한다면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차리지 않겠느냐”며 “자산가들은 단순히 부의 이전을 넘어 자손의 번영을 원하기 때문에 사회 안정성과 교육, 치안 인프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