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는 이날 “(인적분할 발표 이후)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며 “이사회의 신중한 논의 끝에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손지훈 파마리서치 대표는 “기업의 의사결정은 전략적 필요나 법적 타당성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주주와의 신뢰 기반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했다.이 회사는 지난달 13일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분할해 재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파마리서치홀딩스는 그룹 컨트롤타워로 자회사 관리 및 전략적 투자를, 파마리서치는 의료기기·의약품·화장품 등 핵심 사업을 맡는다는 게 골자다. 지주사와 신설법인의 분할 비율은 74.28% 대 25.72%로 결정됐다.
하지만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논란과 함께 사실상 중복상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후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파마리서치 지분 약 1.22%를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은 “일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수차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파마리서치가 입장을 180도 바꾼 건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자본시장 개혁 방향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평가가 갈수록 힘을 얻으면서다. 정부는 중복상장 및 불공정한 지배구조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는 인적분할 철회 소식이 나온 직후 SNS에 “한국 자본시장의 지배구조 토양이 한발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썼다.
이날 인적분할 철회 공시 후 파마리서치 주가는 13.73% 급등한 5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9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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