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공연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대구의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건립 등 국가사업 추진이 미뤄지고 있는 반면 부산은 2019년 뮤지컬전용극장에 이어 지난달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을 개관하고 2027년 오페라하우스 개관이 예정돼 있는 등 공연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구시는 산격청사(옛 경북도청부지)에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국립근대미술관 등 국가문화예술허브를 조성하는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선정 및 통과를 내년까지 끌어낼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하지만 지난 정부 국정과제였던 이 사업의 국비 지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대구시는 물론 문화예술인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최미경 대구시 문화예술정책과장은 “예술문화도시의 중요한 축은 수준 높은 관객과 예술인을 양성하는 대학,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을 창작하고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이라며 “이런 장점을 살려 국가문화예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는 2003년 지방 최초로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개관했다. 이후 오페라축제는 22회째, 뮤지컬축제는 20회째를 앞두고 있다. 시는 K컬처 핵심 콘텐츠인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화를 위해 국립뮤지컬콤플렉스가 대구에 조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6관왕을 휩쓸면서 창작뮤지컬 생태계 조성 및 해외 진출 거점 마련의 당위성이 커지고 있다.
대구는 오페라 장르도 선도하고 있다. 22년째 오페라축제를 열어왔고 대구오페라하우스 자체 제작 K오페라로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에 진출했다. 다음달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출연진 142명이 26년 역사를 가진 에스토니아 오페라축제에 공연료와 체재비 등 8억원을 지원받으며 해외 공연을 한다.
특히 민선 8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 이후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이 산하기구로 격하되면서 인재가 유출되고 예술기관 고유의 특색과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예술계 전문가는 “공간이 예술을 낳고 예술이 다시 공간과 인재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부산의 약진에 대응할 대구의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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