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를 결정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9일 약 6시간40분간 진행됐다. 내란특검팀은 “증거 인멸 우려가 크고 수사 범위가 방대한 만큼 신병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고, 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 미진이 명확한 상황에서 졸속 청구된 영장”이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심사에서 내란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증거 인멸 우려와 참고인 진술 회유 여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검팀에선 박억수 특검보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검사 7명,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등이 178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로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특검팀은 300여 쪽의 추가 의견서도 제출했는데,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을 막고 멱살을 잡은 모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2분 국무회의’ 상황이 담긴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자료도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영장에 적시된 범죄 사실이 재구속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범죄 사실로 기재한 국무회의 심의 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외신 대변인을 통한 공보, 비화폰 통화내역 삭제 지시 등이 내란죄를 구성하는 행위인 만큼 재구속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혐의들이 앞선 구속의 근거가 된 내란 혐의와 사실상 동일한 행위로 볼 수 있어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위법하다는 논리다.
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도 없다”며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하려 거짓말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인멸하고 진술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내란특검팀은 지난달 18일 본격 수사에 들어간 이후 속전속결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불응하자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지난달 28일 첫 대면 조사를 했다. 이어 소환 일정을 둘러싼 공방 끝에 이달 5일 2차 대면 조사를 했으며, 다음 날인 6일 곧바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 개시일로부터 18일 만의 일이다. 최장 수사 기간이 150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속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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