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 집값 급등세가 꺾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초강도 대출 규제에 나선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도권 부동산 시장 매매 거래가 위축되는 등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주일 전보다 0.29% 올랐다. 지난주(0.40% 상승)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올해 들어 집값이 급등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 벨트 주요 지역 오름폭이 일제히 줄었다.
강남구(0.73%→0.34%), 서초구(0.65%→0.49%), 송파구(0.75%→0.38%) 모두 폭등세가 가라앉는 분위기다. 마포구(0.85%→0.60%), 용산구(0.58%→0.37%), 성동구(0.89%→0.70%) 등 한강 벨트도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주 급등세를 보였던 경기 성남 분당구(1.17%→0.46%)와 과천시(0.98%→0.47%) 등도 상승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분위기다.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최근 매수 문의가 뚝 끊기고, 호가를 일부 낮추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3차 전용면적 82㎡는 직전 거래보다 2억원 내린 53억원에 손바뀜했다. 최근 매도 호가는 6·27 대책 발표 전보다 5억원 이상 낮은 50억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반면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집값 오름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대출 제한으로 10억원 미만에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지역으로 관심이 옮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구로구 고척동 B공인중개 대표는 "그동안 쌓여 있던 매물이 최근 일주일 새 거래됐다"며 "면적과 무관하게 4억원대부터 9억원대까지 아파트 거래가 많았다"고 전했다.
전세 시장은 지역별로 편차를 보였다. '메이플자이'(3307가구) 등 대단지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서초구는 이번주 전셋값이 0.11% 하락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내렸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마포 동작 강동 등 한강 벨트는 갭투자가 상당히 많았던 곳이라 조정 국면이 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여전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이라 본격적인 하락세로 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대출 규제 약발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2019년 규제 당시에는 상승률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며 “금관구, 강서구 지역은 10억원 이내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라 오름세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정락/한명현/손주형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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