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라인웍스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B2C 서비스 성공 사례는 네이버에 많지만 국내 B2B 소프트웨어 중에선 라인웍스의 수출 규모가 가장 클 것”이라며 “일본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국가로 B2B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일본에 처음 진출한 라인웍스는 일본 내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사는 59만 곳, 이용자는 580만 명에 달한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디지털 앱 사용이 서툰 일본 현장형 기업 사이에서 빠르게 이용자를 늘렸다. 직장 사람들에게 전화번호를 잘 알려주지 않는 메신저 중심의 일본 문화를 파고들어 10년간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연간반복매출(ARR)은 160억엔(약 1500억원)을 돌파했다.
라인웍스는 최근 AI 기반 업무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정형화된 업무를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입력된 채팅, 이메일, 일정 등을 AI 에이전트가 정리해 대신 보고해주는 식이다. 시마오카 다케시 라인웍스코퍼레이션 대표는 “일본 기업은 비즈니스 채팅뿐만 아니라 AI 자동응답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에서 새로운 B2B AI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와 협약을 맺고 케어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복지사가 수행하던 전화 확인 업무를 AI가 대신한다. 김동회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클로바 케어콜 JP 이사는 “고령층이 많은 일본은 케어콜 같은 AI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며 “다른 일본 지자체와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전 같았으면 네이버클라우드가 일본에 진출할 때 ‘라인 클라우드’ 같은 이름을 내세웠겠지만 이젠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 케어콜처럼 네이버 브랜드를 쓰고 있다”며 “라인이 하는 일은 라인이, 네이버가 하는 일은 네이버가 한다는 식으로 명확히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진 창업자의 복귀를 계기로 AI 분야에서 네이버 전체의 사활을 건 연구개발(R&D) 투자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빅테크와 인프라 영역에서 무조건 경쟁하기보단 특정 국가가 당면한 문제를 풀어주는 버티컬 AI 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게 일본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케어콜, 라인웍스 서비스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인웍스를 대만, 중동 등으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김 대표는 “각 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적 과제를 AI 기술로 풀어가는 게 네이버클라우드가 B2B 사업을 통해 지향하는 방향”이라며 “그게 우리의 소버린 AI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오사카=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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