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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으로 내몰린 5성급 호텔…中 '정풍운동' 내수 때렸다

입력 2025-07-13 18:16   수정 2025-07-21 15:09

중국 관가 일대 소비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중앙정부가 공무원의 술, 고급 음식 등을 금지하는 이른바 ‘정풍운동(整風運動)’이 확산하면서다. 공무원의 부패와 사치를 막기 위해 시작됐지만 지방정부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경쟁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위축된 내수에 더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한국 공무원은 “최근 중국 정부 측 관계자들과 업무 세미나를 열었는데 아무런 식사나 다과 없이 오렌지주스 한 잔만 놓고 진행했다”며 “관계자들이 주류는커녕 간단한 과자도 절대 안 된다고 수차례 당부했다”고 말했다.

중국 공무원이 외부 활동을 축소하고 몸을 사리는 건 지난 5월부터 확산한 정풍운동 때문이다. 정풍운동으로 불리는 이 캠페인은 ‘중앙 8항 정신학습 교육활동’이란 규정에서 나왔다.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처음 들고나온 개념으로 당정 간부의 특권의식과 사치 풍조를 없애고 관료주의를 타파하자는 게 핵심이다. 5월 국무원은 각 지방정부와 정부부처에 이 같은 내용의 ‘당정 기관의 검소·낭비 반대 조례’를 배포했다. 다만 구체적 기준이 따로 없어 지방정부마다 자체 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기준 강화를 내세워 현장 공무원의 운신의 폭이 크게 줄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정풍운동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악화한 수출을 상쇄하기 위해 소비로 정책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정풍운동이 공무원을 넘어 국유기업으로까지 확산해 오히려 소비 진작을 저해하고 있다. 최근 민영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베이징 내 몇몇 로펌은 식사·음주 제한 정책을 직원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풍운동이 번지자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든 고급 호텔은 노점 영업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 주류 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최고급 백주 제조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올해 5월 정점을 기준으로 주가가 15%가량 떨어졌다. 중국 양대 명주인 우량예도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은 “긴축 캠페인이 지속된다면 요식업 부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기관, 공공 기관, 국영 기업 지출이 업계 수익의 약 51.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노무라는 정풍운동이 케이터링, 주류, 담배 부문에 타격을 줘 중국 소매판매 상승률이 올 상반기 5%에서 하반기 3.1%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정풍운동을 다음달 열릴 가능성이 높은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의 영향으로 본다. 향후 권력 구도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만큼 ‘군기 잡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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