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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인구 브라질 시장, 작고 좁게 정확한 타깃 노려야

입력 2025-07-14 16:05   수정 2025-07-14 16:06

브라질은 두 개의 논리가 동시에 작동하는 시장이다. 정부는 ‘어디서 만들었냐’를 묻고, 소비자는 ‘누가 만들었냐’를 따진다. 국내 산업을 키운다면서 외국산을 선호하고, 수입을 막으면서도 수입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시장이다.

정부는 시종일관 국산화를 요구한다. 산업 육성과 고용 창출을 위해 관세, 인증, 기술이전 등 다양한 현지화 유인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전혀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좋은 건 원래 비싸다”는 말이 브라질 중산층 이상 소비자에게 낯설지 않다. 관세에 더해 공업세, 유통세, 사회기여세까지 원가의 두 배는 기본이라는 세금 구조에 익숙한 이들은 제품만 좋다면 그럴만한 값이라며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래서 비싼 수입품이 더 잘 팔리는 시장이기도 하다.

엇갈린 요구가 공존하는 이곳의 해법은 뭘까. 간단하다. 수요를 분리하고, 전략을 따로 가져가면 된다. 각자의 기대와 요구에 맞춰 ‘필요한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히 건네주는 단순한 원칙이 복잡한 브라질 시장을 여는 열쇠다.

핵심은 제품 자체보다 그 제품에 대해 누가 무엇을 기대하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현지 의료·바이오 시장을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유통사는 가격과 상품성을 따지고, 정부는 ‘현지화(국산화와 고용창출)’에 주목한다. 민간 보험사는 ‘조기진단과 예측 정확성(보험비 지출절감)’에 관심을 둔다. 따라서 같은 제품이라도 누가 듣느냐에 따라 말이 달라져야 한다. 유통에는 지금 팔 수 있다는 신호를, 정부에는 현지에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보험사에는 지출을 줄여준다는 논리를 건네야 한다. 그 언어와 메시지를 바꾸는 것이 브라질 시장의 질서이자 작동 원리다.

메시지를 분리했다면 타깃도 좁혀야 한다. 850만㎢, 2억 인구의 브라질 시장은 방대하고 복잡하다. 소득 기준 말고도 내륙과 해안, 공공과 민간, 연방과 지방 등 수많은 경계선이 시장을 나누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 모든 문을 두드릴 여유도 시간도 없다. 전부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표적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재의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 기준 중산층에 해당하는 B 등급의 약 4000만명 규모의 실질 소비층을 중심으로 선별된 지역과 계층을 겨냥해야 한다. 이들은 고가 수입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수입품에 익숙한 집단이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는 현지에서 생산할 수 없거나 현지 생산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틈새를 짚어내야 한다. 이런 품목은 결국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때 관세는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이므로 더 이상 진입장벽이 아니다. 조달시장의 경우 정부 보증과 리스크 분산이 가능한 PDP(생산개발파트너쉽) 등 정책성과 수익성이 교차하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연방보다 문턱이 낮고 절차가 간소한 지방정부 사업을 공략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두가 크다고 말하는 브라질이지만, 시장 공략시 브라질은 작고 좁아야 한다. 진짜 기회는 그 안의 작은 틈, 정밀한 좌표에 숨어 있다. 그래서 이곳은 넓은 지도보다 정밀한 나침반이 필요하다. 좌표를 정확히 짚어내는 순간, 브라질은 더 이상 막막한 미로가 아니라 전략과 맥락이 통하는 기회의 땅이 된다. 잊지 말자. 브라질은 무작정 두드리는 자가 아니라 맞는 열쇠를 가진 자에게 열리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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