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가전 및 렌털 기업인 쿠쿠 그룹이 가정용 보일러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최근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등 보일러 기업들이 앞다퉈 렌털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반대로 렌털 업계 2위권 강자인 쿠쿠가 보일러까지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다.
14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쿠쿠그룹 지주사 쿠쿠홀딩스는 지난 상반기부터 보일러 연구개발(R&D) 전문 인력을 채용에 나섰다. 보일러 개발 경력이 10년 이상인 경력자들로, 제품 개발 로드맵을 짜고, 시스템 알고리즘을 설계 및 개발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쿠쿠홀딩스는 전기밥솥, 인덕션, 청소기 등 주방·생활가전을 개발, 생산하는 쿠쿠전자와 렌털 업체 쿠쿠홈시스를 주력 자회사로 두고 있다. 쿠쿠전자가 생산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안마의자 등의 렌털 사업을 전개하는 쿠쿠홈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572억원에 달한다. 국내 렌털 계정 수는 297만개로 코웨이(671만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쿠쿠가 보일러 산업 진출에 나선 것은 대표 제품인 전기밥솥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사업 다각화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쿠쿠는 2013년부터 전자레인지, 정수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무선청소기 등 다양한 가전 제품을 내놓으며 종합가전업체로 변신했다. 지난해엔 냉동고, 김치냉장고 등 대형 가전 제품으로까지 제품군을 넓혔고, 올해는 레이저와 의료용 고주파를 이용한 피부미용기기 사업과 서빙 푸드테크 로봇 시장에도 진출했다.
가정에 열을 공급하는 보일러는 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렌털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이다. 보일러 업계 1,2위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올해부터 보일러와 환풍기 등 냉난방기기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보일러 업계선 쿠쿠가 가정용 보일러 시장에서 안착하는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배기가스에서 버려지는 열을 회수해 난방 및 온수 효율을 높이는 콘덴싱 기술 등 보일러 업계가 수십년 간 쌓아온 기술 장벽이 높을 뿐 아니라 안전 기준 등 충족도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보일러 업체들이 갖고 있지 않은 렌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은 쿠쿠의 강점이다. 업계선 보일러 독자 개발보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빠르게 제품군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쿠쿠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보일러를 포함한 신규 제품군에 대한 검토도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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