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또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한일전 3연패의 늪에 빠진 한국은 안방에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5일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마지막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8분 만에 저메인 료에게 실점한 뒤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13경기 만에 첫 패배(8승4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 축구는 일본전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일전 3연패는 사상 처음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 치른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 평가전(0-3)과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벌인 동아시안컵(0-3)에 이어 또 일본을 넘어서지 못한 한국은 2019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우승 탈환도 실패했다. 일본전 마지막 승리는 2019년 12월 동아시안컵(1-0)이다.
우승은 3전 전승을 거둔 일본의 차지였다. 한국은 2승1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은 일본과 상대 전적에선 42승23무17패로 앞서지만 최근 10경기에선 2승3무5패로 밀렸다.
앞선 중국, 홍콩전에서 각각 다른 베스트11로 나서며 광범위하게 선수들을 테스트한 홍명보 감독은 예고한 대로 국내파 정예 멤버로 일본전에 나섰다. 지난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대전)를 중심으로 나상호(마치다)와 이동경(김천)이 양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서민우(강원), 김진규(전북)가 중원을 지켰으며 이태석(포항)과 김문환(대전)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다. 스리백에 김주성(서울), 박진섭(전북), 박승욱(포항)이 나섰고 골키퍼 장갑은 ‘임시 캡틴’ 조현우(울산)가 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하는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소속팀이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어 참가국들은 자국 리그 선수들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한다. 한국은 프로축구 K리그 선수 23명에 일본 J리그 선수 3명, 일본은 전원 J리거로 선수단을 꾸렸다.
한국은 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나상호가 방향 전환 후 수비수 하나를 앞에 두고 날린 오른발 땅볼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굴절됐다. 아쉬움을 곱씹을 새도 없이 일본의 선제골이 터졌다. 1분 뒤 미야시로 다이세이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저메인이 왼발 발리로 마무리해 한국 골대를 갈랐다.
한국은 실점 이후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몸싸움에서도 일본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주민규를 불러들이고 이호재(포항)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가져가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들어 한국이 공격 점유율을 높여갔으나 결정적인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홍 감독은 후반 19분 나상호 대신 문선민(서울)을 투입해 다시 변화를 줬다. 두 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한 일본은 수비 라인을 완전히 내려 지키기 작전에 들어갔다.
한국은 후반 막판 오세훈(마치다)과 강상윤(전북), 정승원(서울)을 차례로 투입해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39분 이호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한 바이시클 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끝내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용인=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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