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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글로벌 소매판매의 둔화와 소비행태의 구조적 전환

입력 2025-07-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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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


전 세계 소매 판매 성장세가 뚜렷하게 약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1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던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현재 3%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미국의 소매 판매 성장률도 전년 대비 약 3%로 중국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소매 판매도 3% 내외 성장에 그치고 있다. 이들 지역을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한국의 소매 판매 지표 역시 심각하게 둔화한 상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직후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다. 강력한 유동성 공급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화폐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나 어느 국가도 쉽사리 긴축 기조로 전환하지 못했다. 미국 Fed가 양적 긴축을 시도하긴 했으나, 미 연방정부의 재정 정책은 여전히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 환경 변화도 중요한 요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업률은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일자리의 형태는 크게 달라졌다. ‘평생 직장’은 사실상 사라졌다. 플랫폼 기반 파트타임 고용이 급증했다. 음식 배달, 유튜브 크리에이터 같은 직종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다 기업들의 고용 방식도 바뀌었다. 마케팅·디자인·인사 서비스(HR) 등 각 기능에 대해선 외주업체를 통한 간접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고용 안정성은 예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이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 역시 소매 판매 둔화의 중요한 배경이다. 소비 변화는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물건을 대량 구매하지도, 차량 대수를 늘릴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는다. 주간 장보기 횟수를 늘리지도 않는다. 전통적인 지표인 대형마트, 백화점, 자동차 판매만 기준으로 소매 판매를 보면, 소비 부진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소비 행태는 물건에서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엔 가보지 못했던 해외 여행지에 가거나, 국내에서도 디자인과 분위기를 중시한 숙소에 머무르는 식이다. 스킨스쿠버나 스카이다이빙 등 새로운 체험에 기꺼이 돈을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같은 품목이라도 저가 제품 여러개를 사기보다는 고품질 제품 한 두 개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유사한 소비 문화를 공유한다. 특히 이번 변화는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머징 국가의 주요 소비계층 또한 선진국의 대중시장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정보화와 글로벌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경험 중심 소비와 고품질 제품에 대한 선호는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다. 여행·호텔, 기능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화장품·식품, 오랫동안 유행을 타지 않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로 집중되는 추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에서는 트립닷컴이 해외 여행 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최근 JD나 메이투안과의 경쟁 심화로 우려가 제기되긴 하지만, 트립닷컴은 장기적으로 플랫폼의 우월성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의 로열캐리비안 같은 크루즈 업체, 힐튼과 같은 글로벌 호텔 체인도 역사상 최고 주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경험과 품질 중심 소비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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