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업계에 따르면 PBM은 미국 민영 의료보험 체계에서 제약사, 보험사, 약국, 병원, 환자를 연결하는 유통망의 중심축이다. 삼성이 판로를 뚫은 미국 1위 PBM 익스프레스스크립츠는 전역에 6만2000여 개 약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2위인 CVS케어마크 역시 9000개 이상의 직영 약국과 1000여 개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가 관리하는 환자만 2억 명으로, 미국 전체 처방약 유통 시장의 57%를 차지한다. 두 회사의 연간 관련 사업 매출은 350조원에 달한다.
익스프레스스크립츠 등은 임상의학적 효능과 안전성, 공급 안정성, 가격 등의 요인을 평가해 자사 PL 제품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라는 미국 제약사 얀센(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이 개발한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휴미라 시장에서 PL의 위력을 목격한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은 앞다퉈 PBM과 손잡고자 했지만 4년 전부터 준비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빅3 PBM 중 두 곳을 잡아 최종 승자가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PBM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전임 고한승 사장(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사장) 시절부터 현 김경아 사장까지 4년간 연간 수십 차례 미국을 방문해 PBM 최고위층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PBM들은 미국 대형 제약사(빅파마) 실적도 좌우하는 ‘초갑’ 위치기 때문에 제아무리 ‘삼성’ 브랜드로 접근해도 초기엔 만나주지도 않았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들이 PBM 최고위층의 별장까지 찾아가는 끈질긴 노력 끝에 신뢰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유럽에선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43%로 1위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포르투갈 등 유럽 8개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시장과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유럽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 분할로 오는 10월 투자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아래로 편입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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