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와 노조 등에 따르면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 담당 사장은 전날 충남 아산공장에서 열린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외부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수조원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대내외 환경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노사 모두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언급한 외부 전망은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거론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 부담이 각각 5조1270억원, 4조2160억원 등 총 9조34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사장은 또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16조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 재원 마련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국내 공장에선 ‘공피치’(컨베이어벨트를 빈 채로 운영), 특근 중단, 휴업 실시 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이 사장이 협상 테이블에서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엄살’을 부린 건 아니라고 본다. 올 상반기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15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급감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발 관세 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아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마찬가지로 작년 영업이익(12조6671억원)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주 4일 근무제 도입, 임금피크제 폐지,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위로금 2000만원 지급 등도 요구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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