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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청춘스타' 김지호, 어떻게 지내나 봤더니…깜짝 근황 [본캐부캐]

입력 2025-07-20 08:43   수정 2025-07-20 08:52



"살다가 달라지는 나를 고요히 만나고 받아들인다."

배우 김지호에서 '요가 하는' 인간 김지호로 집필한 '마음이 요동칠 때 기꺼이 나는 혼자가 된다'의 마지막 문장이다.

청춘스타. 김지호는 1990년대 청춘의 대명사였다. 1994년 가수 신승훈의 뮤직비디오 '그 후로 오랫동안'으로 데뷔한 그는 세련된 이목구비와 보이시하면서도 단아한 이미지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김혜수, 이승연, 최진실, 채시라 등을 누르고 시청자 광고 선호도 1위 여배우로 꼽힐 정도였다.

'마음이 요동칠 때 기꺼이 나는 혼자가 된다'는 결혼 후 육아에 집중하던 김지호가 아이의 성장 후 새롭게 집중하게 된 요가에 대한 도전기를 담았다.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도,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주목받고 싶지도 않아 단체 강의 가장 뒷줄에서 수업을 듣던 그는 10여년이 흐른 지금 주변에서 "요가 강사가 돼 보라"는 제안을 들을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자가 됐다. 책은 요가를 하면서 달라진 그의 마인드를 담담하고 쉬운 문체로 전한다.

하지만 김지호는 글을 쓰면서, 그리고 책이 나온 후 겪었던 감정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갱년기의 무기력감과 1년간 싸우면서 나왔다"고 웃으며 털어놓았다.

시작은 인스타그램이었다. 요가원을 다니면서 선생님의 제안으로 간단하게 훈련 일지처럼 사진과 그날의 감정을 써서 올렸는데, 그걸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던 것. 소소한 일상을 담백한 문체로 전달하며 '생존 신고'를 했던 김지호를 보며, 출판사 대표는 "울컥했다"고 했다. 처음엔 "내가 무슨 책이냐" 했던 김지호는 "40대, 50대, 60대 여성들에게 위로와 동기부여가 될 거 같다"며 "솔직하게만 써 달라"는 대표의 말에 본격적으로 작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요가원에서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책을 내주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전 그때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민망해서 인스타그램에 조금씩 쓰기 시작한 거죠. 그러면서 '나 살아있다'고 알리기도 하고요.(웃음) 너무 조용하니까 제 안부를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인스타그램을 공개 계정으로 개설하고, 다른 것도 올리고 싶은데 제가 하는 게 요가뿐이라 계속 요가만 올리게 된 거예요. 소소하게 올렸어요. 글이랄 것도 없었는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깜짝 놀랐죠."

완벽주의 '성향'이라고 했다. 그가 다작하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고.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큰 주목과 사랑을 받았지만, 그는 뮤직비디오를 찍기 전까진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연기자가 아니면 죽는다, 이런 비장한 각오와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것도 아닌데 너무 큰 역할을 수행해야 하니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도 부족함이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책을 쓰기 전 그를 주저하게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지호는 "1년 후의 나도 지금과 달라져서 현재의 나를 보며 후회할 텐데, 나이를 먹고 생각이 바뀌고 세상이 변하면서 달라지면 이 글을 어떻게 보고, 평가받게 될지 걱정돼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처음 원고를 넘긴 후 두려움에 떨며 밤을 세고, 아침 일찍 "못하겠다"고 말하려던 그에게 출판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너무 재밌게 봤다"는 피드백이었다.

"제가 두려움에 떨고 있으니 대표님이 웃으면서 '앞으로 지호 씨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걱정하지 않기로 하셨잖아요. 나이 50에 처음 하는 건데 어쩌냐고요. 그런데 또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합이 맞았어요. 저는 평소엔 엉망진창인데, 일할 땐 생각도 많고,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가는 스타일이거든요. 제가 주저하면 보듬어주시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셨죠. 갱년기라 무기력증이 심해져 천장만 바라보던 날도 있었어요. 그땐 '그냥 쉬세요'라고 하시면서 기다려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조금씩 글을 쓸 때마다 출판사에 보내던 차에 '이 정도 모였으면 됐어요. 이제 책을 내죠'라고 하시더라고요."

책 출간이 결정됐을 땐 김지호가 딸과 함께 미국에 머물 때였다. 김지호에게 "엄마, 인스타그램에는 예쁜 사진만 올리는 거야"라고 핀잔을 줄 만큼 친구 같은 딸과 시간을 보내던 중 "퇴고하느라 내내 집중해야 했다"면서 웃는 그였다.

처음엔 "내가 쓴 글을 다시 못 보겠다"던 그는, 1년여의 기록이 재구성된 완성물을 보면서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성장했구나"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마감의 힘이 엄청나다"며 "안 써지던 것들도 마감한다 하니 써지고, 나중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쓰게 됐다. 처음과 끝의 결이 달라졌는데, 이렇게 균형을 맞춰가니 더 좋았다"고 자평했다.

정신없는 탈고 과정에서 책에 들어갈 삽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그의 책 곳곳에 있는 요가 자세들은 김지호가 직접 그린 스케치다. "일지를 쓸 때 글만 쓰면 재미없어서 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책을 쓰면서 들어갈 동작을 받아서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전했다.

"결국엔 꾸준함인 거 같아요. 너무 거창하면 그 무게에 짓눌려요. 처음에는 가볍게, 그리고 약간의 강제적인 부분이 더해지면 나중에는 습관처럼 하게 되더라고요. 오늘의 노력이 더해져 긍정적인 피드백이 쌓이면 내일도 모래도 하게 되는 거죠. 팔굽혀펴기했는데, 처음엔 너무 아프고 힘들죠. 그래서 안 하면 '힘들어' 하고 끝인데, 그래도 '이 악물고 딱 일주일만 해보자'고 하면 3개 하면 아프던 게 5개가 되고, 10개도 거뜬히 하게 돼요. 그런 쾌감, 좋은 경험이 쌓이면 결국 하게 되더라고요."

책을 쓰고, 출간된 후 김지호는 강연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된다. 이 역시 시작은 "내가 낸 책으로 출판사가 손해는 보지 말아야지. 홍보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단순한 마음에서였다.

책 홍보를 위해 출연하게 된 강연 프로그램을 위해 보름간 회의하고, 기획하고, 대본을 썼던 김지호는 "막판엔 '이만큼 했으니 될 대로 돼라'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강연 이틀 전에 감기에 걸려 아프기까지 했는데, 오히려 아무렇지 않더라"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렇게 김지호는 배우라는 직업 옆에 작가와 강연가라는 이름까지 적을 수 있게 됐다. 첫 강연부터 관객들과 호흡하며 "정해진 대본대로 하지 못했다"며 웃는 그는 "어떤 강연엔 사회자가 없다는 말을 미리 전달받지 못하는 돌발 상황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런 일을 겪으면서 오히려 더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전엔 잘하지 못할 거 같으면 도망갔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만큼 노력도 안 했어요. 시간도 없었지만. 어쨌든 도둑놈 심보였죠. (웃음) 잘하고 싶고, 주변의 기대치대로 못할까 무섭기도 하고, 그런데 노력해서 뭔가 하려고 하기보단 도망칠 방법부터 찾았죠. 제 변화의 시작점엔 요가가 있어요. 욕심을 냈다가 부상도 당하고, 그러면서 과정의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작은 성취감이 쌓이면 제법 괜찮은 사람인 거 같거든요."

매 순간 노력하고, 몰두하는 그에게 "다음에 몰두할 건 뭐냐?"고 물었다. 김지호는 "이런 몰입은 자주 안 온다"면서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요가는 몸에 큰 이슈가 있지 않은 한 평생 할 거 같아요. 하지만 요가만 할 거 같진 않아요. 다른 운동을 채워가면서 건강하게 요가도 하고요. 목공에도 요즘 관심이 생겼어요. 그런데 이것도 빠지면 못 나온다고 해서. (웃음) 연기나 방송을 중단한 것도 아니에요. 어떤 걸 꼭 해야 한다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제 인생 후반기를 잘 살아내고 싶어요. 100세 시대에 이제 딱 절반이 온 거니까요. 다양하고 폭넓게 살아보는 거죠."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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