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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함생산 라이선스, 이르면 연내 확보"

입력 2025-07-20 17:54   수정 2025-07-21 00:42


“필리조선소의 인수 실사를 할 때는 골리앗 크레인이 하루에 한 번 움직이는 걸 보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분 단위로 골리앗의 스케줄을 정해 돌리고 있습니다.”(이종무 한화 필리조선소장)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95번도로를 따라 지라드포인트 다리를 건너다 보면 오른편에 ‘한화’ 로고를 적은 주황색 골리앗이 눈에 들어온다. 작년 말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공동 인수한 한화 필리조선소다. 그동안 내부 정비와 보안상의 이유로 현장방문을 거절해 온 필리조선소는 지난 16일 국내외 언론에 처음으로 내부 시설을 공개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동부에서 가장 핵심적인 조선소다. 한때 미국 대형 상선의 절반이 이곳에서 제작됐다. 현재는 그때만 못하다. 두 개의 독에서 연간 1~1.5척을 생산하고 있다. 수주잔량은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세 척과 컨테이너선 세 척, 해저암석설치선(SRIV) 한 척이 전부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한화오션이 쌓아 온 역량을 활용해 이 조선소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소의 상징인 660t급 골리앗 크레인 하부공간이다. “한국에선 이 공간이 제일 비싼 땅인데, 지금까지는 부자재 창고로 쓰고 있었다”고 이 소장은 전했다. 새 경영진은 이곳을 ‘헤비존’으로 이름 짓고 레미콘 150대 분량의 콘크리트를 부어 땅을 다지고 있다. 이곳에서 미리 블록을 조립해 한꺼번에 들어올릴 수 있게 만들면 골리앗 크레인이 80번 들어올리던 것을 40번만 들어도 된다고 한다. 블록을 자르고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도 사흘에서 4시간까지 단축할 예정이다.

낡은 용접기 대신 최신 용접 로봇을 도입하고 블록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상세히 파악하는 자동화 기술도 적용한다. 현재 회사 측은 공식적으론 10년 내 연간 선박 건조량을 10척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병목공정을 없애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면 “2030년까지 연 10척을 생산하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고 이 소장은 자신했다.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한화그룹이 필리조선소에 투자하는 금액은 지난 10년간의 필리조선소 투자금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선소에 한·미 양국이 거는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조선업 경쟁력을 되살리지 않으면 중국과의 전쟁이 벌어졌을 때 대처할 수 없다는 데 대한 위기의식이 크다. 필리조선소는 조만간 군함 납품을 위한 방산 라이선스를 확보할 예정이다. 김 CEO는 “언제 승인될지는 모르지만 올해쯤, 어쩌면 내년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미국 해군 프로젝트에 두세 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필리조선소의 방산 라이선스 확보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다. 이 소장은 “올해 생산량을 두 배 만들어낼 수 있고, 5년 내 10배를 달성할 수 있다”며 “이것을 증명해 내면 미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배를 지을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군함을 미국에서만 건조하도록 한 번스-톨레프슨 수정법을 넘어서는 것도 관건이다. 현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미 군함의 선박 수리 및 유지보수 작업(MRO)만 하고 있다. 다만 정인섭 한화오션 경남 거제사업장 사장은 “블록을 거제에서 제작해 필리조선소에서 마무리하는 것은 앞으로 (미국 정부와의) 협상이 가능한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과제는 노동력 확보다. 필리조선소는 자체 훈련시설(트레이닝 아카데미)을 운영하며 용접공 등을 직접 길러내고 있다. 2021년에는 40명을 배출한 데 그쳤지만 올해는 120명, 내년에는 24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관세도 복병이다. 특히 배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철강에 대한 관세 50% 부과는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필라델피아=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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