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다 재차 주저앉고 있다. 정부가 단행한 초강력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9개월 만에 반등한 송도 집값…2주 연속 하락
송도 집값은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시행 후 재차 하락 전환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집값은 지난달 넷째 주(30일) 0.02% 상승했다. 연수구 집값이 반등한 것은 지난해 9월30일(0.01%) 이후 9개월 만이다. 부동산원은 송도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고, 일각에서는 시세가 낮아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이 적은 송도에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가계대출 규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규제 영향이 본격화하자 반짝 반등했던 송도 집값은 이내 주저앉았다. 반등 직후인 이달 첫 주 0.02% 내려 하락 전환했고, 지난주(15일)에는 0.05%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송도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1공구도 규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30일 8억6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규제 직전 거래된 9억2000만원(34층)보다 6000만원 낮은 액수인데, 비슷한 층인 지난 3월 10억2500만원(10층)과 비교해도 1억6500만원 떨어졌다.
인근 단지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전용 95㎡는 이달 8일 11억5000만원(6층)에 손바뀜됐다. 규제 전 마지막 거래인 지난 5월 12억3700만원(35층) 대비 8700만원 낮은 가격이다.

'더샵그린워크1차' 전용 84㎡는 지난 4일 7억5000만원(3층)에 팔렸는데, 지난달 8억원(15층)은 물론 4월의 7억6000만원(4층)보다도 적은 액수다. 송도더샵그린워크3차 전용 84㎡ 역시 지난 5일 직전 거래 대비 3000만원 하락한 7억2000만원(3층)에 실거래됐는데, 올 초 체결된 7억3000만원(4층)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부 반등 사례 있지만…매수심리 위축에 공급 폭탄 부담"
지역 부동산 업계는 규제 이후 매수세가 줄었다면서도 '그나마 1공구라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한 개업중개사는 "송도에서도 1공구는 가장 인기가 많은 지역"이라며 "거래도 꾸준하고 가격도 그리 내려가지 않았다. 다른 지역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다른 개업중개사도 "가격이 서울만큼 비싸진 않아 규제에 큰 타격을 받진 않는다"면서도 "집을 사려던 일부 고객들이 규제 시행 이후 가격 추이를 지켜보자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도 내 다른 지역도 하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송도에서 가장 먼저 입주한 아파트인 '송도풍림아이원1단지'는 전용 84㎡가 지난 5일 6억원(22층)에 팔려, 규제 전인 지난달 6억6000만원(14층)보다 낮은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송도풍림아이원2단지'도 전용 84㎡가 지난 2일 5억7000만원(20층)에 매매됐다. 규제 발표 전날인 지난달 26일만 하더라도 6억2800만원(21층)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달 28일 5억8750만원(10층)으로 매매가격이 내려온 데 이어 재차 하락했다.

'롯데캐슬'은 이달 8억1500만원(27층)에 팔려 지난 3월 9억4000만원(25층)보다 1억2500만원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송도더샵마스터뷰21BL'은 지난 8일 전용 84㎡가 7억8400만원(7층)에 팔려 지난달 8억원(5층)에 미치지 못했고,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차'도 이달 7억1500만원(34층)을 기록해 전달 7억5500만원(37층)에서 4000만원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송도 집값 반등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송도에는 올해 3700가구, 2027년 2000가구, 2028년 4000가구 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다. 미개발 상태인 11공구도 부담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과 풍선효과 기대감에 일부 단지 가격은 반등했다"면서도 "대출 규제로 매수심리가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공급 폭탄이 여전한 만큼 송도 전체 집값이 오를 것이라 보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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