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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산단' 딜레마…"전기료만 오를 수도"

입력 2025-07-21 17:48   수정 2025-07-28 16:26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로 기업 소비 전력을 모두 충당하는 ‘RE100 국가 산업단지’ 조성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연내 특별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력업계에선 RE100 산단이 현실화하려면 ‘속도전’보다는 면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전력업계에서 제기하는 RE100 산단의 가장 큰 딜레마는 한전 재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 한전의 평균 전력 구입 단가는 ㎾h당 134.8원인데 태양광발전은 200원대, 해상풍력은 400원대에 전력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는 ㎾h당 168.2원이었다. 신재생에너지발전소에서 비싸게 산 전력을 기업에 싼값에 공급한 셈이다. RE100 산단이 늘수록 한전의 전력 구매비용 부담이 커져 전체 전기요금을 밀어 올릴 것이란 지적이다.

전용 전력망도 숙제다. RE100 산단을 해상풍력 발전단지 근처에 조성한다면 전력을 육지로 끌어올 초고압송전망(HVDC) 구축이 필수다. HVDC 설치비는 육지에서 ㎞당 1500억원가량인데, 해상에선 서너 배 비싸진다.

전기 생산량이 들쑥날쑥한 신재생발전의 간헐성을 해결하려면 비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산단별로 마련해야 해 소비전력 100%를 신재생 전원으로 충족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도 많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산단별로 에너지 생산량과 가동률에 따라 수백㎿h급 ESS가 필요할 텐데, 수조원의 비용이 든다”며 “그래도 전력이 부족하면 주변 원전이나 화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가져와야 하는데 이때 추가로 망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단 조성 후에도 기업 유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기업은 전력 가격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주택 여건, 교육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입주를 결정한다”며 “특히 기존 공장을 옮기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면 엄청난 인센티브 없이는 입주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RE100 산단이 철강기업 등 특정 산업에 지원책이 된다면 국제사회가 불법 보조금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RE100 산단은 망 부족 때문에 출력을 낮춰야 하는 신재생발전소 근처에 기업을 유치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의 개념이어서 비용을 아끼는 효과가 크다”며 “수출하려면 반드시 RE100을 이행해야 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의미도 큰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김형규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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