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휴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의대생들에게 전국 의과대학들이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기로 했다. 2학기 복귀를 앞둔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서약서는 동료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최근 회의를 열고 복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통 서약서 양식을 마련해 각 대학에 배포했다.
KAMC는 복귀생들이 수업에 성실히 임하고, 이미 복귀한 동료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을 서약서에 포함했다. 또 이를 위반할 경우 학칙에 따른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문구도 담겼다.
전북대는 전날(22일) 수업 복귀를 앞둔 의대생들에게 '2025학년도 새 학기 교육과정 참여 신청서 및 서약서'를 발송했다.
해당 서약서에는 △명확한 복귀 의사 및 학사 정상화 협조 △동료 학생의 학습권 존중 △학내 공동체 질서 준수 등의 내용과 함께, '집단 따돌림, 폭력, 폭행, 희롱 등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성별, 나이, 종교, 출신 지역, 장애,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 '수업에 성실히 참여해 학습 성과를 성취하도록 노력한다'는 항목이 명시됐다.
이 같은 조치는 수업을 거부하던 일부 의대생들이 이미 복귀한 학생들을 '감귤'이라 비하하거나 보복을 예고하는 게시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 10일 복귀 학생 대상 보복성 글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서약서는 전국 모든 의대 복귀 희망자에게 작성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로는 공통 양식을 바탕으로 개별 상황에 맞춰 수정한 서약서를 순차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서약서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실질적인 갈등 예방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지나친 강제성이 오히려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KAMC는 본과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코스모스 졸업'이나 추가 의사 국가고시 시행 여부 등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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