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4일 10: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순항하던 에어프레미아 딜에 변수가 생겼다.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인수하기로 했던 타이어뱅크가 이를 포기하면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은 타이어뱅크가 보유한 지분까지 가져와 경영권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티웨이항공 인수에 많은 자금을 투입한 만큼 에어프레미아까지 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P홀딩스, 국토부 문턱 넘기 쉽지 않아
김 회장은 회사 직원을 판매점 점주인 것처럼 위장해 수십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을 받고 지난 23일 법정 구속됐다. 예상치 못한 법정 구속 소식에 타이어뱅크는 물론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 측도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프레미아 딜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김 회장의 개인 회사인 AP홀딩스는 지난 5월 JC파트너스·대명소노그룹으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약 122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기존에 에어프레미아 지분 약 46%를 보유한 AP홀딩스는 JC파트너스 측 지분을 사들여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고, 단독 경영에 나서겠다는 구상이었다. 계약금 200억원을 먼저 납부했고, 오는 9월 말 잔금을 치르고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이 구속되면서 거래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항공사를 인수할 때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명시적으로 필요한 건 아니지만 항공업은 국토부와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만큼 대주주 변경 시 사실상 국토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국토부가 탈세 혐의로 구속된 김 회장의 개인 회사에 에어프레미아가 넘어가는 것을 용인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김 회장이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인수를 포기하면 계약금 200억원이 고스란히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시장에 나오나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 측은 서두르지 않고 AP홀딩스의 계약 이행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단 AP홀딩스가 계약 이행 의지가 없다면 곧바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AP홀딩스가 계약을 파기하면 JC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은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AP홀딩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46%을 가져와 자신들이 소유한 지분 22%와 함께 매각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면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항공업 진출 계획을 처음 세울 당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었다. 하지만 차순위에 올려놨던 티웨이항공 인수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면서 스텝이 다소 꼬였다. 티웨이항공 인수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도 지연되면서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 인수 계획을 접었다.
잡음 속에서도 티웨이항공 인수가 마무리 된 만큼 대명소노그룹은 당초 계획대로 에어프레미아까지 인수한 뒤 양사를 합병하면 저비용 항공사 시장에서 독보적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주사격 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대명소노그룹의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대명소노그룹은 예림당으로부터 티웨이홀딩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당시 시가에 7배에 달하는 가격을 책정해주며 2500억원 가량을 지불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은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계약대로 사가면 투자 1년 만에 약 2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누리게 된다"며 "무리한 티웨이항공 인수로 그룹 재무 구조에 부담이 커진 만큼 내심 AP홀딩스가 딜을 종결하길 원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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