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 KTE 본사에서 만난 구본승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2014년 독일 하데베에 의존하던 ‘잠수함의 두뇌’ 통합플랫폼관리시스템(IPMS)을 국산화한 뒤 내년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1979년 설립된 KTE의 주력 사업은 발전기에서 받은 전력을 여러 회로로 나눠 공급하는 배전반이다. 6600V 고압 전력을 440V로 낮춰 선박 곳곳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에 공급 중이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에도 참여해 고압 배전반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KTE가 방위산업에 진출한 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조선업 불황이다. 창업 2세로 당시 대표에 취임한 그는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내자 방산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영국과 노르웨이 군수지원함, 태국 호위함 주배전반 납품 계약을 연달아 따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4년부터 IPMS를 생산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IPMS는 잠수함의 추진, 전력, 제어 등 2만 개가 넘는 데이터 포인트를 총괄 제어하는 장비다. KTE는 2014년부터 2027년까지 장보고-3 잠수함 여섯 척에 IPMS를 공급한다. 구 대표는 “개발 초기 해외 업체들이 ‘KTE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폄훼할 정도로 텃세가 심했다”며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IPMS 국산화에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KTE의 다른 성장축은 친환경 선박 기술이다. 차세대 전기 추진기인 ‘림 구동 스러스터’가 대표적이다. 프로펠러 날개 끝에서 직접 동력을 발생시켜 소음이 적게 발생하고 공간 효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모니아, 액화석유가스(LPG)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연료전지 제어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구 대표는 “탄소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전력으로 바꾸는 시스템은 미래 선박의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육상과 연결하는 스마트 배전반도 개발하고 있다. 무인 선박 보급에 대비해 미리 개발한 기술이다.
KTE는 내년 말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투입할 계획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용 배전반과 2차전지 소재를 세척하는 신사업도 본격 시작할 방침이다.
부산=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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