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년간 양국이 미·일 확장억제대화(EDD)에서 동아시아 비상사태 때 미군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논의해 왔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양국은 사태 추이에 따른 협력, 여론 관리, 정보 공유 범위 등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과제를 검토했다.
양국이 핵무기 사용을 논의한 게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핵우산을 강화하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장해 왔지만 미국 핵우산에 의존해 방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양측은 미국의 핵 보호 내용을 담은 확장억제 관련 첫 번째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고 발표했다. 안보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일 안보조약 제5조에 따라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때 두 국가가 취할 조치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은 지난해 2월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설정하고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 이 훈련에서는 중국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적용됐다. 교도통신은 “(훈련에서) 자위대는 미국도 핵 위협으로 대항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며 “결론적으로 일본 외교·국방당국뿐 아니라 자위대도 유사시 핵무기가 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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