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판매금액이 1년 사이 5000억원 가까이 쪼그라들 정도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는데도 롯데하이마트가 영업이익을 3배 이상 늘리면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사뿐 아니라 해외 주요 가전 브랜드 상품을 아우르는 구독 서비스가 주효했다. 가전 구독 서비스 출시 두 달 만에 매출 100억원을 일으킬 정도로 반응이 좋다. 롯데하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이 호응을 얻었고 체험형 매장·케어 서비스도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늘어난 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연달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27억원 감소해 개선 폭이 컸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가전제품 판매가 크게 줄어든 시장 상황에서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4~5월 가전제품 판매액은 5조28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1억원 감소했다. 4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2조5366억원에서 올해 2조2636억원으로 줄었다. 5월은 이 기간 1865억원 줄어든 2조5428억원에 그쳤다.
롯데하이마트는 국내외 가전 브랜드를 아우르는 구독 서비스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가 자사 브랜드만, 전자랜드가 LG전자 제품만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삼성전자·LG전자뿐 아니라 애플·로보락·다이슨·샤크·TCL·필립스·드롱기·스마트카라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군을 구독으로 선보이는 중이다.
구독 대상 제품도 다양하다. 주방 후드부터 전기면도기·커피머신·전기밥솥·음식물처리기와 같은 소형 가전에 이르기까지 구독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구독 서비스는 이달 5월 출시됐는데 2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구독을 통해 향후 연간 20만명에 이르는 정기 케어 고객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하이마트는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서울 강동구 고덕점에선 모바일 전문 매장 '모토피아'를 새롭게 선보였다. 5월에도 창원 상남점에 모토피아가 추가로 문을 열었다. 모토피아는 기존 매장보다 월평균 8배 이상 많은 모바일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또 이달 기준으로 매장 150곳에선 고객의 실제 생활공간을 3D로 구현해 가전·가구, 인테리어 제품에 관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빌트인 플래너 솔루션'을 도입했다.
가전·가구를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매장 5곳에 가구 인테리어 상담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가구를 같이 구매하는 규모가 1조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강조하는 '하이마트 안심케어 서비스'도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서비스는 가전 판매로 그치지 않고 수리·클리닝·이전 설치·보증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가전 구매 생애주기 전반을 밀착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처음 손보인 '방문 컨설팅 서비스'의 경우 고객 1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하이마트 안심케어 서비스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늘었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사업에 무게를 둔다는 구상이다. 하이마트 안심케어 서비스을 포함해 구독·체험형 매장 등에 힘을 싣는 이유다.
롯데하이마트는 '애플 공인 서비스 접수'도 대행한다. 이를 통해 젊은층이 주축이 된 신규 고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애플 공식 인증을 받아 전국 주요 지역 매장 89곳에서 수리 접수 대행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애플 공식 서비스센터가 입점한 매장 21곳을 더해 총 110곳에서 수리 접수가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애플 전용 '사전 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수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롯데하이마트는 2021년 연간 매출 4조원대가 무너진 이후 2023년엔 3조원대도 붕괴됐다. 지난해엔 연간 매출 2조35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억원을 달성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올 하반기 실적 기대감은 더 커졌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최고등급 에너지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10%를 환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에 총 2671억원을 편성한 만큼 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사업을 통해 가전제품 매출 2조5000억원 이상의 생산·소비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1등급 효율가전 구매비용 환급 사업 당시 같은 해 5~7월 가전제품 소매판매가 매달 12~24%씩 증가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에 따른 효과를 기대해도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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