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8일 김건희 특검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다수 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후보들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즉각 통과시키겠다고 벌써 벼르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 압수수색 영장에 '공천 개입 의혹 공범 피의자'라고 적시됐다는 언론 보도 제목을 적으면서 "국회로 체포동의안 넘어오면 전광석화처럼 가결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김용민 의원이 '혐오를 기반으로 하고 반칙과 부정으로 성장한 정치는 빠르게 몰락할 것이다. 특검의 체포동의안 오면 국회는 신속하게 동의해줄 것'이라고 쓴 글을 공유하면서 "김용민 수석과 함께합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대표 후보들이 이 대표를 벼르는 배경에는 이 대표가 범보수 정치인으로 그동안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이번 6·3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오면서 민주당 지지층에 이 대표 비토 정서가 퍼져 있다는 점을 당권 주자들이 공략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당심을 얻기 위한 행보라는 맥락에서 보면 두 후보는 이 대표 압수수색 사안뿐만이 아니더라도, △검찰 개혁 △사법 개혁 △언론 개혁 등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는 공약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앞세우고 있다.
일례로 정 후보는 이날 지귀연 판사를 겨냥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법관평가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원조직법 일부개정안을 냈다고 알렸다. 박 후보도 전날 지 판사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이 대표를 2022년 재·보궐선거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그의 주거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오정희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 죄명이나 피의사실은 말하기 어렵지만, 고발 사건의 피고발인이 돼 있는 부분이 있다"며 "2022년 재·보궐선거 관련해선 피의자 신분이라는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검의 강제 수사에 대해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어제 전당대회가 끝나서 당 지도부 새 계획을 말하고 해야 할 시기에 현행범도 아닌데 (특검 압수수색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며 "시기가 공교롭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당 지도부 새 운영계획을 얘기하고 언론도 관심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압수수색이 들어왔다. 오해 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검을 3개나 펼쳐놓으니 경쟁의식이 있을 것이다. 결과가 나오면 무리한 수사라는 국민들 평가가 나올 것"이라며 "특검 입장에서는 제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 궁금해할 텐데, 지난해 11월 검찰 측에서 나와달라고 해서 출석했고, '이런 얘기는 했고, 이런 얘기는 안 했다'고 명확하게 얘기했다. 수사의 주체가 바뀌다 보니 확인할 게 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