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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1·2위 또 이적 예고…'2부리그' 인식 굳어지나 [분석+]

입력 2025-07-29 14:01   수정 2025-07-29 14:34


올해 코스피지수가 3200선을 밟으며 전고점 탈환의 기대가 커졌지만, 코스닥지수는 800선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이런 와중에 코스닥 시장을 바라보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시총 상위 대형주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코스닥 시장의 '2부리그'화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달 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올해 첫 사례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과 2위 에코프로비엠도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83%, 2.67%다. 두 회사가 모두 옮기면 단숨에 코스닥 시가총액이 8.5% 증발하는 셈이다.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는 회사도 사라지게 된다. 전날 기준 코스닥 3위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7조468억원 수준이다.

대형주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악순환은 반복될 전망이다. 코스닥을 지탱하던 대형주가 빠지면 추종하는 자금이 줄어들고, 코스닥 지수 성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게 된다. 관심에서 멀어진 시장은 저평가에 빠질 수 있고, 비교 기업이 없는 곳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 기업은 다시 코스닥에서 떠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998년 7월에서 2018년 5월 사이 이전상장을 완료한 48개 기업이 코스닥에 계속 머물렀다면 코스닥 지수가 현재 대비 23.4% 더 높게 형성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 기업들의 입장도 이와 같다. 알테오젠의 2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공매도로 코스닥 시장에 매도 수요가 몰렸을 때, 유동성이 풍부했다면 주가 하락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코스닥에서는 더 이상 알테오젠과 실적을 비교할만한 회사가 없기 때문에 알테오젠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평가에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알테오젠이 수년 전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뒤 지속해서 박순재 대표에게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 대표가 이전 상장 필요성을 강조하자 알테오젠은 지난 7일 하루 만에 10% 넘게 급등하며 시가총액을 2조원 이상 불렸다.

증권가도 형 대표의 생각에 궤를 같이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알테오젠의 목표주가를 기존 44만원에서 55만원으로 높였다. 이 증권사 김선아 연구원은 "2대 주주의 개입으로 알테오젠이 코스피로 이전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고 기대하는 매출액 달성만 가능하다면 시가총액 30조원 수준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24조4335억원이다.

반대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지난 3월 하루 만에 11% 이상 급락했다. 이전 상장 철회 공시를 내면서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해 6월 에코프로글로벌과의 합병을 완료한 뒤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했으나 지난 2월 실적 부진과 시장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경영 개선 후 이전 상장 예비 심사를 재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대형주의 이전 상장은 끊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등 친숙한 대기업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우량주를 꼽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내세우는 등 자금을 끌어오려 노력하고 있지만,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2022년 11월, 코스닥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다는 명목으로 신설된 지수다. 하지만 현재 해당 지수(코스닥 글로벌)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글로벌', 'TIGER 코스닥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루 거래 대금은 1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기려는 근본 원인은 코스피 시장이 더 높은 신뢰도와 유동성,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자본 조달과 기업 이미지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코스닥 시장 질에 대한 투자자와 기업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스피 동일 업종 대비 코스닥 기업의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지수 성과 부진 등이 겹쳐 이전 상장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전 상장 사례가 또 나오고, 코스닥 시장이 위기·한계를 맞았다는 인식이 더 커져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란 취지다. 2부리그가 된 현실을 받아들이거나 코스닥 내 시장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 연구위원은 "코스닥을 코스피 하위 시장으로 만들 수 있고, 코스닥 내에서 위계 구조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이것은 (한국거래소의) 선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코스닥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성공 사례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 당시 이익이 커 투자자들이 몰렸는데, 수년이 지난 후 이익이 쪼그라들고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경우가 많다. 상장 당시 이익 전망이 크게 부풀려진 것"이라며 "엑시트(자금 회수)가 목적인 기업을 상장 과정에서 잘 거르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면 코스닥 지수 흐름이 개선돼 고위험·고수익의 정체성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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