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뽑기 사기’로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그간 게임 이용자의 불신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였다. 확률이 공개된다고 해도 실제 게임 내 적용률과 괴리가 있으면 이용자가 이를 직접 입증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과거 일부 게임에서는 ‘1% 확률’이라고 표기했지만 수백 번 시도해도 획득하지 못하는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하며 신뢰 붕괴로 이어지곤 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가 업계의 자율 규제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것이 정부 개입의 빌미가 됐다.
이번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기업의 입증 책임 전환까지 더해지면서 업계에선 규제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개정된 법률에 따라 확률 표시 오류나 조작이 의심되면 게임사가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면책받을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조작 여부와 별개로 사용자 신고가 접수되면 아직 조사받기 전임에도 이미 ‘문제 있는 게임’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의 핵심 수익 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일괄적이고 강도 높은 규제는 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경쟁사들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산업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은 기술적 오류까지 징벌 대상이 되면 기업은 방어를 위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창의적 콘텐츠 기획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관련뉴스








